최강의 전차, 미래의 전차(상)
파이낸셜뉴스
2022.03.12 23:56
수정 : 2022.05.30 23: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러한 대전차 병기의 성능이 발전되고, 보병뿐 아니라 차량, 헬리콥터 등 기동성이 탁월한 플랫폼에 탑재되자, 전차는 생존을 위해 더욱 높은 방호력을 가져야 했다.
전차(戰車, tank 독일어 Panzer)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기갑 전투 차량이다. 현재는 3.5세대 전차가 사용되고있다.
지상전 병기체계의 꽃으로 두터운 장갑과 강력한 포, 빠른 속도로 늘 진격의 선두에 섰던 전차는 이렇게 한편으로 대전차 병기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전차의 존재가치는 꾸준히 의문시되어 오기도 했다.
기술 추세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현재 패러다임의 전차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도 전차는 계속 살아남을 것인가? 전차란 병기 체계 자체가 도태하지는 않을까?
군사전문가들은 2030년대에 이르면 기존 전차와는 패러다임을 달리하는 새로운 전차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 모습은 지금과는 어떻게 다를 것인가. 수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전차에 대해 다루어 왔지만 필자도 군사전문 시리즈를 작성하면서 전차는 반드시 다루어야 할 분야이므로 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100여년 전인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현대적인 전차, 즉 장갑으로 보호되며 도로가 없는 야지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강력한 엔진과 무한궤도 등 주행장치와 강력한 포를 탑재한 전투차량이 등장했다.
당시 독일군의 방어선은 난공불락으로 기관총과 야포, 철조망과 지뢰밭, 참호 등으로 겹겹이 보호받고 있었다.
영국은 이를 무력화, 돌파하기 위해 트랙터에 무장과 장갑을 장착하자는 안을 내놓고 1915년 시제품 격 전차인 리틀 윌리(Little Willie)를 만들었다. 다음 해인 1916년 9월, 양산형 전차인 마크(Mark) I 전차는 첫실전에 투입돼 독일군 방어선 돌파에 성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지상군 부대의 진격 속도를 전차를 비롯한 기계화 장비의 높은 주행 속도에 맞추고, 이들을 무선망을 통해 보병, 포병, 항공기 등과 긴밀하게 연결해 적을 고속으로 타격, 포위해 괴멸시키는 새로운 전술인 전격전(Blitzkrieg)을 창안했다.
이와 같은 전차의 강점은 타 지상 무기체계보다 훨씬 강력하면서도 잘 조화된 기동력과 화력, 방호력에서 파생된다. 특히 전차에 근접전으로 맞서는 보병은 엄청난 공포 심리를 느낀다고 한다. 잘 훈련된 병사도 순간에 총만 들었지 허수아비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몇 안 되는 전 세계 전차 개발 및 생산국 중 하나이며, K-2 흑표 전차는 미국의 M1A2 SEP 등의 최신예 전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전에 투입된 본격 양산형 전차 영국의 Mark I의 시제품 '리틀 윌리'가 출현한 1915년 이래 지난 108여년간 전차의 중요성과 효용성 때문에 세계 선진 각국은 더 우수한 성능의 전차를 보유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양산되어 배치되었던 전차는 무려 수십여종에 이른다.
전차 개발국들은 각기 미래전장 환경과 전력구조에 부합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는 고유개념의 전차 개발에 지금 이 순간에도 당대 보유한 기술과 가용한 인력과 허용된 자금을 모두 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전차 개발국들 사이에서는 전차를 전술적으로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면서 다양한 개념의 전차를 개발해 왔다. 각국의 전장환경, 적국의 위협수준을 고려해 다양한 시스템과 스펙을 갖춘 전차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각국의 전차는 보유한 기술 수준과 운용 목적, 부여하는 전술상의 비중, 우선순위, 역할과 특성에 적합한 화력과 방호력 및 기동력을 갖춘 전차가 파생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첨단 정밀 유도무기의 등장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인해 근접전투가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전차의 필요성도 그만큼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에서 도시나 복잡한 지형을 방패삼아 전장을 형성하려고 하는 양상을 보여준 바 있다. 첨단무기와 막강한 정보, 감시, 정찰 방법이 등장하면 할수록 개활지보다 복잡한 지형에서의 근접전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진 군사 강국들은 미래전 시가전에 대비, 특화한 로봇차량이 개발 중에 있으나 위험성이 높은분야나 제한된 범위안에서 사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근접전투에서는 경량의 휴대용 무기만으로 임무수행이 불가능하며 근거리에 있는 표적을 격파하는데 장거리용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이렇듯 지상전에서 공격작전이 있는 한 지상기동은 필수적이고, 지상기동의 수단으로서는 아직까지 현대전에서도 전차가 최상의 수단으로 평가된다. 모든 전쟁은 지상군이 대지를 점령해야 종결되므로, 전차는 그러한 지상전투력의 핵심으로 미래에도 이상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대안을 찾을 수 없는 현존 무기체계의 한계 내에선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상전의 근접전투에서는 보병병력의 강력한 방패와 창을 제공해 주는 형태나 개념에서 주력전차(MBT, Main Battle Tank)가 계속 사용될 수밖에 없으며 지상의 기동무기체계로서 그 역할을 계속 담당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급속한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핀 타격이 가능한 정밀 첨단무기와 장거리 정찰장비의 발달, 그리고 더 나아가 드론, 빅데이터, AI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생산 양상뿐 아니라 파괴의 양상, 즉 전쟁 수행의 양상마저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현존하는 전 세계의 많은 전차들은 이러한 미래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감안해 설계되진 않았다. 따라서 차세대 전차의 패러다임과 컨셉트, 그리고 그 구체적인 모습은 미래의 전장 상황에 맞게 계속해서 진화와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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