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의 품격' 또 빛났다..수상자 봉투 열더니 갑자기 수어로
2022.03.29 08:06
수정 : 2022.03.29 10:42기사원문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윤여정은 수상자가 적힌 빨간 봉투를 연 뒤 잠시 뜸을 들인 뒤 수어로 수상자를 호명했다. 수상자가 영화 '코다'의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였기 때문이다.
코처가 수상소감을 하려면 두 손을 써야하기 때문에 윤여정은 코처의 트로피를 대신 들고 있었다. 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4kg 조금 못 되는데 난 한 손으로 들기 굉장히 무겁더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는 '아이스 브레이커' 역도 톡톡히 했다.
윤여정은 "어머니가 '뿌린 대로 거둔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머니 말을 잘 들었어야 했다. 작년에 제 이름이 제대로 발음이 안 되는 것에 대해 한소리를 했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번에 남우조연상 후보자님들의 이름을 보니 발음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미리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한 말이었다. 윤여정은 객석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윤여정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전년도 수상자가 남녀 부문을 바꿔 이듬해 시상자로 나서는 게 아카데미의 전통이다.
한편 최고상인 작품상도 '코다'에 돌아갔다. 대사의 40% 안팎이 수어로 된 '코다'는 농아인 부모, 오빠와 살며 이들의 입과 귀가 돼주는 딸 루비가 음악을 하려는 꿈을 품고 집을 떠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4명 중 루비 아빠 역의 남우조연상 수상자 코처를 포함한 3명의 배우가 농아인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