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은행 금리인하 효과 '실종'…대출수요 '좌절'
뉴스1
2022.04.15 06:06
수정 : 2022.04.15 06:06기사원문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는 늘리는 등 경쟁적으로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대다수 수요자들은 대출 완화를 체감하기가 어려워졌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인상으로 은행 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되면서 이자 부담은 되레 늘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웬만해선 한도 완화 혜택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신규 코픽스를 기준으로 한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우리WON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 등)과 우리전세론의 금리를 0.20%포인트(p) 내리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0.20%p, NH농협은행은 0.30%p 인하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조였던 대출한도도 다시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3일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최대한도를 기존 5000만~1억원에서 8000만~3억원으로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종전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확대했고, NH농협은행은 2월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2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은행들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채권시장의 '금리발작'으로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실제 대출금리는 오히려 더 오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전날 변동형이 3.4~5.30%, 고정형이 3.90~6.45% 수준까지 올랐다. 주담대 상단이 6%를 넘어선 지 보름 만에 6%대 중반에 근접할 정도로 금리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신용대출 금리도 3.33~5.18%로 5%대를 넘어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모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1.00%p나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도 지난달 28일(3.229%) 7년8개월만에 처음 3%를 넘어선 뒤 이달 11일엔 하루만에 0.2%p 뛰어 3.550%를 기록했다.
올 초부터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DSR 규제도 대폭 강화돼 있어, 은행권의 한도 완화도 체감하기 쉽지 않다.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의 40% 이내로 제한하는 DSR 2단계 규제가 되고 있다. 이미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추가 대출받기가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가량 줄면서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4개월 연속 감소는 한은이 200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대출 감소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702조26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668억원 감소했다.
설상가상 미 연준(Fed)이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5월 '빅스텝(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에서 0.50%p으로 확대)'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연내 기준금리를 2% 이상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대출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 DSR 규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대출한도 역시 쉽게 풀리긴 어려운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인상 폭을 고려하면 은행권의 금리 인하 폭이 작다는 지적도 있다"며 "DSR 규제도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출 완화에 대한 체감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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