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 결선 앞두고 르펜 후보, 극우 성향 '톤다운'

뉴스1       2022.04.19 08:07   수정 : 2022.04.19 08:07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오는 24일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는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극우 성향 '톤다운'에 나섰다.

반(反) 이슬람을 기치로 프랑스내 히잡 착용 금지 등을 공약해놓고, 이 같은 정책은 의회에서 숙고를 거치는 등 점진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해명, '비호감도 낮추기'에 열심인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르펜의 측근인 루이스 알리오트 페르피냥 시장은 공영 라디오 방송 앵테르와의 인터뷰에서 "히잡 금지는 이슬람주의와 싸우기 위한 몇 가지 정치적 도구 중 하나이지만, 그 실행은 '진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잡 금지는 먼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점진적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의회에서 토론이 있을 것이고 선택은 그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르펜의 측근인 다비드 라흐라인 프레쥐스 시장도 "우리는 누군가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다…히잡을 썼다고 해서 모두가 이슬람교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르펜 후보는 "히잡을 한 사람의 종교적 신념 표시로 볼 수 없지만, 프랑스 공공장소에서는 금지할 필요가 있는 이슬람교 유니폼이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프랑스내 이슬람 인구는 유럽 최대 규모로, 관련 문제는 중요한 선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르펜 후보의 공약 이후 프랑스 법조계에서는 히잡 금지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르펜 후보는 지난 15일 대중 연설에서 방향을 바꿔 히잡 금지 문제의 복잡성을 인정하고, 관련 결정은 의회가 쥐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의회 논의 결과) 법률이 철회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르펜 후보는 세 번째 대선 출마인 이번 선거에서 유독 자신의 극우 색채를 줄인 채 경제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 특히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듯한 호소는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이미지를 집중 공략,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프랑스 블루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영토에 있는 사람들, 우리 법과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 프랑스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내가 추구하는 정책에 두려워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인포 라디오와 일간지 르 파리지앵이 이날 발표한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은 56%로 나타났고,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3.2%포인트(p)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앞서긴 하지만, 2017년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66.1% 득표, 33.9%에 그친 르펜 후보를 큰 표차로 이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격차다.

이번 결선 결과에는 좌파 민심의 선택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 결과 3위로 석패한 '극좌' 장뤼크 멜랑숑 불복하는 프랑스(LFI) 후보의 표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관심이 쏠리면서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앙마르슈)이 27.8%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결선 티켓은 23.1% 득표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RN) 후보에게 돌아갔다. 기대를 모았던 멜랑숑 후보는 22%로 3위에 그쳤다.


이에 두 후보 모두 결선을 앞두고 좌파 민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주말 극좌 성향이 두드러지는 지역인 마르세유를 찾아 기후변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이날은 5TV에 출연해 "아직 망설이는 모든 분들께 말씀드린다. 극우 후보는 친유럽·친기후(정책)에 반대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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