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20만명 감소...경쟁심화로 역풍 더 거세질 전망
파이낸셜뉴스
2022.04.20 06:50
수정 : 2022.04.20 0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매출은 기대를 밑돌았고, 순익은 예상보다는 좋았지만 1년 전보다는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사라지고 난 넷플릭스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넷플릭스는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시장을 충격에 빠트릴 정도의 부진한 성적을 공개했다.
■ 창사 이후 첫 가입자 감소
매출은 78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 79억3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순익은 감소했다. 전년동기 17억달러에 비해 6.4% 줄어 16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일회성 항목 등을 제외한 주당순익(EPS)은 3.53달러로 시장 예상치 2.89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가장 큰 문제는 1997년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가 줄었다는 것이다.
가입자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가입자 자체가 줄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 1·4분기 중에 가입자가 250만명 순 증가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되레 가입자가 감소했다.
1년전 가입자가 398만명 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 예상치 270만명 증가와도 극명히 엇갈리는 결과다.
■ 러시아 타격
넷플릭스는 군색한 변명을 내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러시아 사업 철수를 이유로 들었다.
넷플릭스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난달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했고, 모든 유료 가입자를 탈퇴시켰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가입자가 70만명 줄었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가입자는 오히려 50만명 순 증가했다고 넷플릭스는 주장했다.
■ 비밀번호 공유
넷플릭스가 제시한 또 다른 가입자 감소 배경은 가입자들의 비밀번호 공유였다. 가입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나눠줘 신규가입 동인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억여 가구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3000만 가구 이상이 미국과 캐나다 가구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그 대책으로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계정은 구독료를 높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NBC유니버설, 애플TV+ 등 경쟁사들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해 그동안 비밀번호 공유를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계정에 더 높은 요금을 매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강한 실적 기대감에 정규거래는 3.2% 상승한 348.61달러로 마감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90.14달러(25.86%) 폭락한 258.47달러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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