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홍콩 행정장관 후보 존 리, 유세 돌입…"지지자들과만 소통" 비판

뉴스1       2022.04.25 15:06   수정 : 2022.04.25 17:28기사원문

홍콩 차기 행정장관에 단독 후보로 출마한 존 리 전직 정무 부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홍콩 차기 행정장관에 단독 후보로 출마한 존 리 전직 정무 부총리가 지역 유세에서 지지자들과만 소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존 리 행정장관 후보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지역 유세에 나섰지만 행사는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리 후보자는 소수민족 단체 간담회에서 인도클럽 회장인 나누 라흐만, 무슬림 대표인 무하마드 아르샤드, 나이지리아 사업가 제퍼슨 아마키리 등 대표 11명과 40분간 비공개로 회담을 가졌다.

SCMP는 취재진들이 본 행사를 5분간 취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앞서 리 후보는 야우 마 테이 과일시장 인근 통라우 단지에 방문하기도 했다. 40분간 진행된 비공개 세션 동안 경찰들은 건물 입구를 에워쌌고, 이날 행사 사진은 리 후보의 방문 후 7시간 만에서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고 SCMP는 전했다.

게재된 사진에는 리 후보가 14제곱미터(약 4평) 남짓한 방에서 두 자녀와 거주 중인 미혼모 그리고 약 3.7제곱미터(약 1평) 공간에서 거주 중인 70대 여성과 각각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미혼모 사진 캡션에는 해당 여성이 리 후보에게 "바퀴벌레가 가끔 수도관을 통해 방에 기어 들어들어오고, 아들과 딸이 팬데믹 기간 화상으로 수업에 집중하길 어려워 했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캠프 측은 전했다.

이날 리 후보는 지역 유세를 마친 뒤 '2019년 반정부 시위로 체포된 이들을 비롯해 2주 간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책 우선순위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들과 계속 만날 것"이라는 답변을 남겼다.

리 후보자 캠프를 총괄하는 탐 유충 사무실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상황 속 지지자들과 대면 교류 일정을 조율하는데 있어 제약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리 후보의 캠프 측은 "빡빡한 일정에 더 이상 스케줄을 조정할 수 없다"면서도 "걱정하지 마라. 리 후보가 당선된 이후 그는 정기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칭 중도파 정당인 '신사유'의 틱치연 대표는 리 후보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사회 분열에 대해 우려했다.

틱 대표는 "비록 사회가 더 안정되고 평화롭게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적 분열은 여전히 심각하다"면서 "특히 2019년 민주화 운동 사태 이후 많은 젊은이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리 후보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손을 내밀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친중 성향이 짙은 존 리 홍콩 정무부총리는 이달 초 홍콩 행정장관 출마를 선언했다.
리 부총리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홍콩 자치정부의 2인자로 부상한 뒤 보안법에 대한 지지를 보여여온 인물이다.

홍콩 자치정부의 수반인 행정장관은 총 1463명의 선거위원들이 선거위원회를 열고 간접선거로 선출하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친중파로 분류되고 있다.

내달 8일로 예정돼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리 부총리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SCMP는 그간 리 후보가 행정장관으로 선출될 경우 홍콩이 경찰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우려를 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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