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문명을 비판하다…현대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展
파이낸셜뉴스
2022.04.28 14:39
수정 : 2022.04.28 14:39기사원문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지지만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 아래 개미굴 안에서는 오늘도 생존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개미들이 있지만 대다수의 인간들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인생사 또한 비슷하다. 내 앞에 놓인 문제는 세상 그 무엇보다 심각한 일이지만 팬데믹과 전쟁, 세계경제의 큰 흐름보다 별거 아닌 일로 치부된다. 인간보다 거대한 자연, 거대한 사회 앞에선 좀전에 스쳐지나간 거리 한켠 개미굴의 개미 한 마리가 마주한 순간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현대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67)는 자신의 사진들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북한을 방문한 거스키는 당시 평양에서 벌어진 거대한 매스게임의 한 장면을 담아내기도 했는데 거대한 꽃의 형상 위로 펼쳐진 붉은 해무리 사이에 돋보기를 들이대면 작은 카드를 양손으로 들고 있는 사람의 머리가 보인다. 파리 몽파르나스의 아파트 창을 들여다보아도, 알프스산맥에 작게 흩어져 있는 사람들의 무리를 살펴보아도 그렇다. 손톱만한 창 속을 보려 애쓰는 순간 어느 누군가의 인생에 있어 중요했던 순간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의식하기 어려운 픽셀과 같은 그 점에 디테일한 삶의 흔적들이 들어차 있는 것이다. 그리고 픽셀 하나가 존재함으로써 사진이 완성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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