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은 올바른 선택
파이낸셜뉴스
2022.05.04 18:31
수정 : 2022.05.04 18:31기사원문
입주예정자 요구 수용
신뢰 회복하는 첫걸음
이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재시공을 요구했고, 정 회장은 이를 수용했다.
회사 측은 추가 비용을 대략 3700억원으로 추정했다. 철거부터 준공까지 재시공은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입주는 오는 11월 말 예정이었으나 6년 가까이 미뤄지게 생겼다. 입주자들은 별도의 주거지원을 요청했다. 회사 측은 적정액수를 추가비용에 포함시켰다며 추후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량한 입주자가 본 피해는 제대로 보상하는 게 맞다.
현산의 대형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공사장에서 건물 철거 중 사망사고가 났다. 그래서 사회적 분노가 더 컸다. 반복된 사고와 부실 대처에 건설업 퇴출 요구까지 나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아이파크 사고 현장을 찾아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난다면 기업은 망하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현산은 부실공사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발생한 학동 사고 책임을 물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올해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사고에 대한 징계 절차도 따로 밟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등록말소라는 중징계를 서울시에 요청한 상태다. 현산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소송에서 이겨도 소비자 신뢰 회복은 장담할 수 없다. 그 점에서 전면 재시공 결정은 불가피했다. 정 회장은 "고객에게 안전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산은 1976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건설에서 출발했다. 이후 반세기 동안 쌓은 주택명가 위상이 잇단 사고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사즉생의 각오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현산은 전면 재시공 결정으로 그 첫발을 뗐다. 아이파크 사태는 건설업계는 물론 고객을 상대하는 모든 기업에 소비자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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