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장첸보다 잘해야겠단 부담 NO…'구씨 유니버스' 재밌어" (종합)
뉴스1
2022.05.18 13:16
수정 : 2022.05.19 11:24기사원문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장첸보다 잘해야겠네, 부담되겠네."
영화 '범죄도시2'에 빌런 강해상으로 출연을 결정한 후 지인들이 배우 손석구에게 자주 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18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손석구는 영화를 선택할 당시에는 전작과의 비교에 대해서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1편의 시나리오를 보고 똑같은 걸 연기하는 게 아니라 독립된 시나리오를 보고 내 해석을 갖고 내가 연기하는 거고, 그건 늘 해온 거라 부담이 없었어요, 하지만 개봉하는 데 앞서서는 매우 궁금하고 지금은 부담이 되네요. 비교도 할 거고…전편은 이랬는데 후편은 이렇더라. 그래도 저는 제가 할 거 다 했으니까 그건 겸허하게 받아들일래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요."
손석구는 영화 '범죄도시2'에서 베트남 일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돈을 버는 악랄한 범죄자 강해상을 연기했다.
그는 전편인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이 했던 빌런의 역할을 이어받아 2편에서는 새로운 빌런의 면모를 보여준다.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2017년 개봉해 688만 관객을 동원해 청불 영화 역대 흥행 TOP3에 등극한 영화 '범죄도시'의 후속 작품이다. 이날 개봉했다.
손석구는 1편인 '범죄도시'(2017, 감독 강윤성)를 아주 좋아했다고 했다. OTT와 TV에서 몇번이고 다시 볼 만큼 재밌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억이 나요. '범죄도시' 1편을 별 생각 없이 처음에 보러 갔다가 '이렇게 재밌는 영화가, 이렇게 현실적인 형사 영화가 우리나라에 나왔구나'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었어요. '범죄도시' 1편의 어느 정도 팬이냐면 '범죄도시2'를 찍으면서도 TV에서 ('범죄도시'를) 하거나 OTT에서도 심심할 때마다 봤어요. 봐도 봐도 재밌는 영화 중 하나에요."
1편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영화를 통해 영화 속에 출연했던 많은 주조연 배우들이 영화계 스타로 떠올랐다. 주연 배우 마동석은 물론이고, 악역을 맡은 윤계상과 진선규, 김성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 박지환과 허성태 등이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어쩔 수 없이 '범죄도시2'는 전작의 후광 아래서 그와는 또 다른 새로운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전작에서는 세 사람이 담당했던 빌런의 카리스마를 오롯이 혼자 보여줘야 하는 손석구에게도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을 터다.
"차별화를 두려고 하는 생각 자체를 안 했어요. 저는 오로지 '강해상은 어떨까?' 시나리오의 강해상을 기준으로 만들어 가야겠다 생각했죠. 차별화를 두려고 하면은 온전한 강해상이 아닌 거니까요. 장첸의 강해상이 돼버릴 수도 있어요. 그런 것은 감독님도 저도 원했던 것이 아니에요. 저는 그런 늘 하던 시나리오를 받고 인물을 만들기 위해 늘 하던 것을 했어요."
손석구는 어떤 캐릭터를 생각할 때 그 캐릭터에게 걸맞은 '키워드'를 생각한다고 헀다. 강해상을 연기할 때는 '울분'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방황하던 10대 시절, 20대 시절 느끼던 울분의 감정을 끌어올려 캐릭터 안에 넣었다고. 외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다. 몸매부터 피부색, 사용하는 흉기까지 강해상이라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것을 만들기 위해 여러 스태프들과 함께 고민했다.
"외적인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의상 피팅이나 분장을 한 번에 끝내지 않고 감독님, 분장 실장님과 회의를 많이 해 여러 버전을 시도해봤어요. 영화 찍기 바로 며칠 전까지 머리를 길러놓았었죠. 몸도 살을 많이 찌우고 싶었고 태닝도 진짜 많이 했어요. 태닝을 거의 1년 했어요. 그걸 하느라 피부도 많이 상했었죠. 몸매의 경우 헬스한 사람처럼 몸이 멋있는 것 보다 현실감 있는, 해외에서 호위호식한 몸을 원해서 그냥 잘 먹고 무식하게 운동 했어요. 무거운 무게를 많이 들었죠. 벤치 프레스도 120kg 넘는 걸 든 게 처음이었어요. 이 캐릭터라면 무식하게 무거운 것을 하겠지, 이렇게 운동했겠지 하면서요."
강해상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저 새끼 잡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었다. 손석구는 "'범죄도시' 특유의 코미디가 있고 그런 '단짠' 속에서 많이 나오지 않지만 나왔을 때 강렬하고 무섭게 임팩트를 줘서 '저 악인을 잡고 싶다' 하는 마석도의 마인드에 (관객들이) 빙의될 수 있도록, 그걸 충실히 행하자 싶었다"고 설명했다.
악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손석구는 "들어오는 악역 중에 가장 센 걸 하고 악역은 당분간 그만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 시점에 저에게 악역이 많이 들어왔었어요. 그런데 그때 저는 막 피칠갑하고 거친 액션을 하고 거친 언행을 하고 이런 게 당기는 편은 아닌데…그런 게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할 거면 들어오는 악역 중에 가장 센 걸 하고 악역은 당분간 그만하자는 생각에 '범죄도시2'를 했어요.(웃음)"
'범죄도시2'를 하면서 선배 배우인 마동석에게는 배운 것이 많았다. 영화 '언프레임드'를 통해 연출에 도전할 정도로, 손석구는 배우뿐 아니라 영화 제작과 연출에도 관심이 많다. 그런 손석구를 알아본 마동석은 그에게 "너는 나랑 피가 같다"면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노하우들을 알려줬다.
"(마)동석이 형한테 진짜 배운 게 많아요. 시간 날 때마다 저를 옆에 앉혀놓고 '야 석구야 너는 나랑 피가 같아, 나중에 연출하고 글도 쓰고 제작도 하고 영화인으로 할 수 있는 거 다 해' 하시면서 세부적으로, 제작자로서 해야 할 걸 가르쳐주셨어요. 과외 받는 느낌으로 현장에 갔죠. '나는 이런 기회가 생겼을 때 이걸 가지고 이런 접근을 했고, 이런 제작을 했어' 하는 얘기를 많이해줬는데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동석이 형은 콘텐츠 제작하는 재미로 사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범죄도시'의 팬이었지만, 직접 촬영 현장에서 느낀 장점은 또 달랐다. 제작자 마동석은 실제 형사들과 친분이 있어 그들로부터 실제 경험한 이야기들을 듣고 그것들을 영화적으로 이야기에 녹이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런 마동석을 떠올리며 손석구는 "정말 천재 같다"고 감탄했다.
'범죄도시2' 촬영 현장은 자신의 위치와 역할과 상관없이 누구든, 어떤 아이디어든 자유롭게 내고 시도해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범죄도시1'에서부터 만들어진 촬영 문화가 있어요.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에서 피어난 애드리브를 허용해주는 거죠. 감독님만이 주가 돼서 아이디어 내는 게 아니라 촬영 감독, 무술 감독, 스크립터 등 누구도 상관없이 모두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오픈돼 있는 유기적인 문화였어요. (이)준혁이가 '범죄도시3'를 검토 중이라고 해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준혁이한테 한 얘기도 그거였어요. '즐겨라, 정말 재밌다, '범죄도시' 촬영 현장은. 배우로서 경직된 문화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걸 하겠다고 해도 일단 받아주고 시도해볼 수 있는 공간, 그게 '범죄도시' 촬영 현장이였죠."
이날 개봉한 '범죄도시2'의 예매율은 70%가 넘었다. 그뿐 아니라 '범죄도시2'는 약 3년 만에 개봉 당일 예매관객수 30만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 영화라는 신기록을 냈다. '기생충'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더불어 '범죄도시2'는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된 후 여기저기서 호평을 얻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죽어가는 극장을 살릴 한국 영화라는 기대까지 얻고 있다.
'범죄도시2' 뿐 아니라 손석구도 승승장구 중이다. 그는 최근 방송 중인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역시 구씨 역할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씨는 극중 어떤 사연으로 인해 과거를 감춘 채 여주인공 염미정(김지원 분)의 마을에 와서 염미정의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의 일을 돕는 미스터리한 인물. 최근에는 드라마 속에서 구씨의 어두웠던 과거가 밝혀지면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상반된 캐릭터를 선보이는)만족감이 커요. 보시는 분들이 느낄 재미가 있으니까요. 여기서는 이랬고 저기서는 저러네, 하는 것들이요. 제가 의도한 게 아니에요. 1년 텀을 두고 나왔으면 그런 재미는 없었을 텐데, 그게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두 작품 다 엄청 오래 걸렸어요. '나의 해방일지'도 진짜 옛날에 하기로 하고, 작가님이 글을 조금 더 쓰고 싶다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셔서 미뤄졌고 '범죄도시'도 점점 미뤄지다가 팬데믹을 만나고 이렇게 됐죠. 나와도 진작에 나왔어야 할 작품들이 이제야 나오니까 처음에는 솔직히 배우로서는 중간 텀이 너무 길어져버려서 불안하기도 하고 조급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만큼 두 배로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
드라마의 인기 덕에 현재 팬들 사이에서는 '범죄도시2'와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 캐릭터를 연결시킨 이른바 '구씨 유니버스'라는 개념이 나와 흥미를 주고 있다. 드라마 속 구씨의 과거가 '범죄도시2'의 강해상이라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친구들도 저에게 그 농담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숨은 거야?'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웃음) 그런 게 재밌어요. 좋아요, 저는. 그렇게 돼서 기분이 좋죠."
"전성기가 왔다"는 말에 손석구는 사실 요즘에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의 촬영을 위해 필리핀에 체류 중이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필리핀에 한 달 반 있었어요. 드라마와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저는 여기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 잘 몰라요. 소식으로만 드라마가 점점 잘 되고 있고 '범죄도시2'의 반응이 좋은 걸 듣죠. 그래서 이런 얘기를 체감 못 해요. 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드라마는 최근에 여기서도 알아보세요. 넷플릭스에서도 하니까요. 그러면 매우 기분이 좋고 그런 정도죠.(웃음)"
폭 넓은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손석구는 앞으로 배우 아닌 감독으로도 계속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여러 배우들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성 영화 '언프레임드' 연출도 그 같은 맥락에서 했던 도전이었다.
"나이 먹었을 때 노후 옵션을 하나 만든 것 같아요, 꼭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죽기 전에 다른 것도 해보면서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연기가 재미 없어졌어' 할때 옵션이 없다면 그걸 계속해야 하죠. 하지만 연출 경험을 하며 갈아탈 수 있는 배가 하나 생긴 것 같아요. 연출 도전은 앞으로도 무조건 할 거예요. 금년에 시나리오를 하나 쓰고 싶었는데 벌써 5월이네요. 빨리 해야겠어요."
적어도 그개 연기에 재미를 느끼는 한은 '배우 손석구'를 게속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손석구는 배우로서는 "내 것을 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반응에 흔들리기 보다 좋아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는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이 담긴 꿈이다.
"늘 제 것을 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솔직한 배우요. 자신한테 솔직한 배우, 스스로에게 솔직한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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