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은정 "'사랑의 꽈배기', 내게 '일일드의 정석'으로 남을 것"

뉴스1       2022.05.23 07:01   수정 : 2022.05.23 07:01기사원문

매니지먼트 구 © 뉴스1


KBS 2TV '사랑의 꽈배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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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종영한 KBS 2TV 저녁 일일드라마 '사랑의 꽈배기'(극본 이은주, 연출 김원용)는 거짓말 때문에 사랑과 인생이 총체적으로 꼬여버린 막장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극은 코믹 멜로 휴먼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며 닻을 올렸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복수에만 집중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15~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며 인기몰이에는 성공했다.

함은정은 '사랑의 꽈배기'에 주연으로 나서, 주체적이고 당찬 오소리를 연기했다. 오소리는 부모의 도움 없이 자신의 사업체를 일굴 정도로 능력 있는 인물. 하지만 조경준(장세현 분)의 계략으로 사랑하는 박하루(김진엽 분)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 뒤 생기를 잃고 살아간다. 함은정은 오소리의 에너지 가득한 과거부터 결혼 생활 중 본래의 모습을 잃고 변한 현재까지 캐릭터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와 별개로 캐릭터는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했다. 극이 전개될수록 오소리는 존재감을 발산했던 초반과 달리 특유의 매력을 잃어 아쉬움도 자아냈다. 이에 대해 함은정은 일정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박하루가 떠난 뒤 많은 짐을 지게 된 오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설정이었다고 이해해주길 바랐다. 또한 캐릭터에 대한 지적을 받을 때 아쉽기도 했지만, 오소리는 초반에 더 빛이 나는 인물이었기에 본인은 납득하고 연기를 했다고도 전했다.

이 작품으로 배운 점도 많다고. 함은정은 연기를 할 때 말의 뉘앙스나 작은 행동 등 디테일한 부분에 따라서도 시청자들에 전달되는 뜻이 달라질 수 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본인에게는 귀중한 배움이었고,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그다. 이어 "차분하고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점이 스스로의 새로운 발견이면서, 배우로서 여러 모습을 지니게 되어가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라며 '사랑의 꽈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을 마친 함은정과 최근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랑의 꽈배기'가 종영했다. 결말에 만족하나.

▶모두가 화합한 해피엔딩의 결말에는 만족한다. 오소리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모습이지만, 극 초반 특유의 매력이었던, 할 말 다하는 당찬 모습까지 더 보여주는 결말이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긴 했다.

-호흡이 길었던 만큼 시원섭섭한 마음이 클 듯한데 마무리한 소감이 궁금하다.

▶모두와 가족처럼 지낸 그 시간들을 벗어나는 게 허전한 느낌이 있지만, 자주 만나기로 하면서 서운한 마음을 달랬다. 스태프분들과도 정이 들어가고 있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특히 감독님의 수많은 연출작들 중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어서 주인공으로서 의미가 남달랐다.

-'속아도 꿈결'에 이어 바로 '사랑의 꽈배기'를 이어갔다. 일일드라마를 연이어 해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었을 텐데.

▶2~3주 만에 새롭게 부팅해야 해 부담도 됐지만, 그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정신적인 부분은 함께 하는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분들, 배우들과의 호흡으로 극복했다. 현장에서 기댈 사람은 그분들 뿐이었다. 함께 작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내용에 살을 덧입히기도 하면서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너무 든든하기도 했고 큰 힘이 됐다. 또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챙겨보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혹은 이 이야기를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을 뵀을 때 큰 힘이 났고, 더 힘을 냈다. 하루의 중요한 일과처럼 생각해주신다거나, 거리에서 마주친 분들의 진심 담긴 응원을 들으면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정말 큰 거일 수 있구나'하면서 책임감을 얻었다. 체력적인 부분은 약들도 잘 챙겨 먹고, 수액도 맞고, 틈틈이 자면서 해결했다. 중간에 발목 인대 부상도 생겼었지만 다행히 정말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오소리 캐릭터가 지나치게 답답하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나 전 남편 조경준에겐 호구 같다고.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씩씩한 오소리를 보면서 시청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왜 갑자기 변한 건지 이해를 못하신 분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5년 뒤에 이렇게까지 변한 오소리로 보여주고 싶으셨던 건, 그동안 그에게 많은 짐이 있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 박하루가 나타나기 전까지 꼭 다른 사람처럼 살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야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전개되는 것들이 있었고. 그렇게 믿고, 그 안에서 타당성을 찾았다. 속시원히 말해도 되는 걸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다 알게 될 때까지 참고 있는 새로운 오소리로 후반부를 위한 로드맵을 다시 그려나갔던 것 같다. 원래 내 성격이라면 나는 많이 말했을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오소리의 존재감이 발산되지 못했다는 평, 매력이 없다는 평도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들을 때마다 아쉽다. 일일드라마 중에서도 초반의 오소리는 특유의 매력이 있던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고난과 역경을 겪었을 때, 어떻게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생길까 시청자분들의 기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고. 인물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매력들이 분명하게 보일 때, 훨씬 풍성해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나의 할 일을 무엇인가'를 매 회 새로운 대본을 볼 때마다 연구했다. 상황을 시원히 해결하거나 감정의 전달이 강한 장면들이 아닐 때 특히 더 고민했고, 외향적인 스타일링 역시 중요하게 여겼다. 후반부는 더더욱 그 안에서 극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고, 특히 아이들과의 장면들과 하루와의 교감, 멜로를 더 살리는 것에 집중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찾아봤나.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면.

▶반응을 찾아보는 편이다. '왜 말을 못 하는가'라는 반응들과 '조경준을 엎어치기 할 때, 한다발이다!'라는 반응들이 기억난다. 조경준한테 당할 때는 엄마께서 과몰입하셔서, '내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느냐. 싸울 땐 싸워라'라고 하셔서 너무 귀여우셨던 기억도 있다.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손잡고 응원해주시기도 했다.

-'사랑의 꽈배기'는 가족 멜로 코미디를 표방하며 출발했지만 후반부에는 결국 복수극에 집중했다. 평면화된 극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평면화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준다는 이점이 있다. 인생을 점치듯이 앞으로의 전개를 맞춰가며 본다는 쾌감도 가끔 주어지고. 하지만 극에 대한 아쉬움은 그 복수를 조금 색다르게, 가족 멜로 코미디답게 통쾌하고 따뜻하게, 소리가 앞장서서 하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드라마의 대사들이 어떨 땐 문학 작품 같았고, 어떨 땐 유머가 있었다. 그렇게 다른 지점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점이 '사랑의 꽈배기'의 백미이고 매력 넘치는 드라마가 될 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더 돋보이지 않은 건 아쉽다.

-작품을 하며 중견배우들에게 조언을 얻은 부분도 있는지.

▶유태웅 선배님께서 '전작도 같이 했지만, 그때보다 지금 더 해도 된다. 우리는 서포트를 해줄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마음껏 표출해도 된다. 사람들은 주인공의 감정만을 따라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 그 말씀이 내게 용기와 배짱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어떠한 상황이 전개돼도 소리의 감정을 따라 보시는 분들을 위해 말하고 움직이는 작은 것들에 모두 타당성을 만들고 이유를 만들었다. 상황의 이해도보다 감정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시청률은 꾸준히 10% 중반을 기록했지만 마의 20%를 못 넘겼다. 배우들과 제작진도 이 부분을 아쉬워하지 않았나. 답답한 이야기 전개가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데.

▶시청률이 15~16%였다는 건, 연기하는 내겐 참 큰 숫자로 다가왔고 너무나 감사한 것이었다. 고정 시청자가 계시다는 의미로 느껴져서 내겐 책임감이었다. 전개를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스태프분들, 배우분들과 모여서도 아쉬워하면서 임하기보다, 묵묵히 모두가 할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했던 분위기였다. 덕분에 스트레스받기보다 여기서 더 나아지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하는 데 시간을 쏟았던 것 같다. 끝까지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작품을 하며 배우로서 얻은 점도 분명히 있을 듯하다.

▶당연하다. 손에 나침반을 들고 바늘이 어느 방향으로 가게끔 내 발걸음을 움직일지, 매 순간 결정하는 시간이 주어진 작품이었다. 동에서 서쪽으로 가듯, 멀리 가진 않지만 동쪽 안에서도 서너 갈래 길이 나눠진 곳에서 움직이는 세심함을 지니게 해줬던 작품이었다. 말의 뉘앙스와 작은 행동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각 인물과의 관계도와 상황에 따라 잘 선택했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왜 저렇게 행동하느냐'고 말씀하시는 것이 어느 부분 때문인지도 디테일하게 배우게 됐고. 그건 참 몸소 느낀 귀중한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함께한 배우 김진엽, 장세현, 손성윤과 호흡은 어땠나.

▶우리는 정말 '연기 동아리' 친구들처럼 지냈다. 연기에 대한 책을 나눠 보기도 하고, 대본이 나오면 쉬는 날에도 모여서 장면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대사를 맞춰보고… 대기실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착하고 열정 넘치는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서 감사했다. '어떻게 하면 대본의 감정을 더욱 크게 전달할까', '지금보다 나은 장면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까' 등을 서로가 고민해오던 시간 자체가 큰 배움이자 즐거움이었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도 있어서 앞으로도 동아리 동기처럼 지낼 것 같다.

-'사랑의 꽈배기'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6개월여 동안 작품을 이끌어 가는 건 어떤 것이고, 여러 인물들 속에서 스토리가 돌아가면서 전개될 때 주인공의 중심은 무엇인지 차분하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의 나는 발랄한데, 차분한 소리의 모습이 너무나도 편했다. 지인들에게도 '너에게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차분하고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점이 스스로의 새로운 발견이면서, 배우로서 여러 모습을 지니게 되어가는 것 같아서 즐겁다. ('사랑의 꽈배기'는) 아마도 '수학의 정석'처럼 '일일드의 정석' 같은 책이 되어서 내 안에 소중하게 꽂혀 있을 것 같다.

-향후 활동 계획도 궁금하다.


▶전작 '속아도 꿈결'과 이번 '사랑의 꽈배기', 중간에 '붉은 단심' 특별 출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와서, 1~2개월 정도는 일상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물론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못한 한국 팬분들과 해외 팬분들을 만나기 위해 팬미팅도 준비할 예정이다. 또 새로운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열심히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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