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거리 약혼녀 보려 3700km 돌아왔다..우크라 남성의 애틋한 순애보
2022.05.24 08:44
수정 : 2022.05.24 17:19기사원문
영국의 한 외신은 22일(현지 시간) 프로 포커 선수인 세르히 벨랴예우(32)의 사연을 소개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벨랴예우는 러시아군이 점령중인 하르키우 시내를 관통해 약혼녀를 만날 수 없다고 판단, 이후 러시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를 통과해 다시 우크라이나로 진입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4월 4일 오후 1시 다른 일행과 함께 차량 4대로 구성된 호송대에 합류하며 긴 여정을 시작했다. 먼저 70㎞를 달려 러시아로 넘어가야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검문소를 통과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군은 벨랴예우의 일행이 민간인인지 우크라이나 군인인지를 판결하기 위해 속옷까지 벗겨 몸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5시간 걸려 겨우 러시아 국경을 넘은 뒤 가까운 대도시 벨고로드로 방향을 잡았는데 그 직후 또 연방보안국(FSB) 검문에 걸렸다. 리투아니아에선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해서야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한 뒤 벨랴예우는 일행들을 내려주고 코로나19 감염으로 현지에 일주일간 머무른 뒤 다시 약혼녀의 집으로 향했다.
벨랴예우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지 10일 만인 지난달 14일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도착했다. 이후 수도 키이우를 거쳐 나흘 뒤인 같은 달 18일 마침내 약혼녀가 살고 있는 하르키우에 도착했다. 약혼녀의 집에서 불과 50m의 거리에서 다시 검문을 받았지만 결국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는 데 성공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