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에 프랑스 칸 출렁? "별 다섯개" "어나더 레벨"
파이낸셜뉴스
2022.05.24 17:09
수정 : 2022.05.24 18:00기사원문
상영 후 쏟아진 뜨거운 환호와 8분여 기립박수
[파이낸셜뉴스] 박찬욱 감독의 4번째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헤어질 결심' 이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24일 투자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인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한 가운데 2300여석의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찬사가 이어진 밤이었다.
턱시도 차림의 박찬욱 감독과 박해일 그리고 우아한 드레스로 멋을 낸 탕웨이가 등장해 각국 취재진의 플래시에 미소로 화답했다.
영화는 관객이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는 전언이다. 한껏 고전미를 뽐내는 미장센, 중간중간 예기치 못한 시점에 등장하는 유머, 예상을 빗나가는 스토리 전개와 적재적소에서 활용된 음악 그리고 얼굴의 미세한 표정 하나까지도 연기에 담아낸 두 주연 배우의 열연이 빛났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부터 시작된 기립박수와 환호는 약 8분여간 지속됐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박찬욱 감독은 주변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일일이 안아준 뒤 “길고 지루한 구식의 영화를 환영해줘 정말 고맙다”는 재치있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상영이 끝나자 주요 외신들의 호평이 객석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가디언은 이 영화에 최고점인 별점 5개를 부여하며 “박찬욱 감독이 훌륭한 느와르 로맨스와 함께 칸에 돌아왔다. 텐션, 감정적 대치, 최신 모바일 기술의 천재적 활용, 교묘한 줄거리의 비틈 등 너무나도 히치콕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매혹적이고 독선적인 네오 느와르와 함께 박찬욱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의 기준을 높이고, 비길 데 없는 비주얼 스타일리스트로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매체의 필진들도 트위터를 통해 호평 대열에 가세했다. 뉴욕타임즈의 카일리 부캐낸은 “박찬욱 감독이 걸작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의 더 작고 느와르 같은 로맨스조차 화려하고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퍼스트쇼잉닷넷의 알렉사 빌링턴은 “'헤어질 결심'은 '올드보이' 이후 박찬욱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했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데이비드 루니는 “'헤어질 결심' 은 2022년 칸 경쟁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작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우와, 내가 지금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위너를 본거야?”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각국 영화 관계자들도 감상평을 내놓았다. 영미권 배급사 무비(Mubi)의 케이트 케인은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가 탄생했다. 박찬욱은 단연 현시대에 존재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러이자 비범한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배급사 박필름(Bac Films)의 데이비드 그룸바흐는 “장르적 한계 안에서 이 정도의 걸작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 박찬욱 감독이 어나더 레벨로 올라갔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호평했다.
그리스 배급사 시노보의 타소스 멜레메니디스는 “21세기 최고의 작품 중 하나다. 박찬욱이 히치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느껴졌고, 사로잡힌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가장 정확히 묘사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큰 모험이지만, 가장 혁신적이며 성공적인 모험”이라고 평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6월 29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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