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경화 KT 전무가 밝힌 女 개발자 외길 30년
뉴시스
2022.05.31 06:31
수정 : 2022.05.31 06:31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여성 개발자 30년 경력…옥경화 KT IT부문 IT전략본부장 인터뷰
PC통신부터 무선인터넷 성장기 거쳐 플랫폼…통신 변천사 겪어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차별적으로 일하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다음달 1일은 KT의 마흔 한 번째 생일이다.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여성 개발자로 30년째 이 회사에 근무 중인 옥경화 IT전략본부장(전무)의 이야기를 들었다.
옥 전무의 업무는 우리나라 통신 기술 변천사를 지내온 KT와 맥을 같이한다.
입사 이후 PC통신부터 무선 통신, 그리고 유무선 서비스를 위한 기반 기술들을 설계하는 업무를 맡았다. KT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팀장, 임원이었지만 주어진 업무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 30년동안 한 길을 걸어올 수 있게 한 배경이 됐다.
옥 전무는 1986년 부산대학교 전산통계학과를 나와 동대 전산학 석사를 마치고 1992년 KT연구개발원 전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1990년대는 국가정보화 전략이 확산하던 때로 IT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보화 혁명이 한창이었다.
"당시의 분위기는 전산학으로 대학원을 졸업한 나를 자연스럽게 IT영역으로 이끌었다. KT는 유무선 통신장비와 선로 기술, 망 관리, 멀티미디어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었다. 한국의 통신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옥 전무는 입사 4년 차, 전국 통신회선 관리를 전산·자동화해 수작업 관리 시 발생하던 '휴먼 에러'를 0(제로)화 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1996년에 CEO 표창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꾸준히 역량을 발휘했다.
입사 10년 차인 2001년에는 자회사 KTF로 자리를 옮겨 무선통신 관련 업무를 맡았다. KT의 유선망 관리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KTF의 무선 통신망에 적용했다. 이는 20년이 지난 현재도 사용하는 무선 네트워크 망 관리의 근간이 됐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분산·유사 무선망 관리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등 구조를 개선, 표준화하는 전사적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기존대비 60% 수준으로 절감하는 성과도 냈다.
옥 전무는 이 때를 여성 팀장으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었던 시기로 기억한다. 남성 위주의 네트워크 부서에서 보기 드문 여성 팀장이었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것.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요 업무에서 지나치게 배려받거나 배제되지 않았던 기업문화가 주효했다.
"남녀차별에 따른 불이익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팀웍을 맞추고 유관부서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주변에서 함께 도움주고 이끌어준 이들이 함께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여성 개발자로서의 삶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시만 해도 IT기업에는 여성 인력이 비중이 작았다. 특히 주요 보직자로는 보기 드물었다. 이런 가운데 육아, 집안일 등 결혼 이후 누구나 흔히 겪는 일들로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업무 출장, 야근, 주말 근무도 해내야 했다. 현장에서 남성들과 부딪치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그가 넘어야 할 산 중 하나였다.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차별적으로 일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그의 현재를 만든 것이다.
옥 전무는 2009년, KTF가 합병되면서 다시 KT로 돌아왔다. 이 때부터는 유무선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인증, 결제와 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2018년부터는 SW개발단장을 맡아 디지털전환을 추진했고, IT인재 양성에 주력했다. 또 소프트웨어 로봇을 활용해 직원 업무의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직원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지난해 기준 103억원 상당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업무시간은 연간 약 9만시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시징, 위치, 인증 등 대고객 무선 데이터 서비스 운영을 총괄하면서 늘 불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슈가 발생하면 자다가 뛰쳐나가기도 했다.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30년 동안 IT라는 한 길을 걸어온 것이 여성 임원으로서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된 것 같다."
앞으로는 여성 IT인으로서 후배들에게 멘토로서 정서적·업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겪어온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조직에서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역량 강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KT 직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KT'로의 성장에 일조하는 것이다.
"'디지털플랫폼기업 KT'은 IT가 단단하게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행복과 성장이 중요하다. 개인 목표와 팀 목표, 조직목표가 연결돼 성장하고 만족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이를 통해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하는 IT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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