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반한 尹집무실 그림…발달장애 화가의 수학노트가 모티브
뉴스1
2022.05.31 15:39
수정 : 2022.05.31 16:39기사원문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 벽에 걸려있는 작품은 발달장애 화가인 작가 김현우(픽셀 킴)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다. 세로로 칠해진 파랑과 노랑, 주황 바탕에 풀 수 없는 수학 공식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며 "원천기술의 근본은 수학이다. 원천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잘 해 나가자"라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웃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원천 기술 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장애인 정책에 대한 생각도 함께 전할 수 있는 소재로 해당 그림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해할 수 없었던 '수학시간'…누군에게는 창작의 원천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은 작가 김현우씨의 고등학교 수학 수업시간에서부터 시작됐다.
통합 교육 방침에 따라 일반 고등학교에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던 김 작가에게 수학 수업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수업 시간 내내 김 작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자신의 노트에 선생님의 판서를 빼곡하게 따라 그렸다. 이를 본 수학 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현우처럼만 공부해라"라고 말할 정도였다.
김 작가가 빼곡히 채운 수십 권의 노트는 이후 2019년 캔버스로 옮겨지면서 작품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으로 완성됐다.
김 작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현우는 수십 권에 달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삼국지'를 20회 넘게 완독할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다"라며 "이 작품의 이름인 '퍼시잭슨' 역시 신화에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인 퍼시잭슨은 김 작가에게 이도 저도 아닌, 어떤 것으로 표현하거나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풀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게 '퍼시잭슨'이 다루는 '번개'의 모양을 본뜬 세로무늬가 수학 공식과 연결돼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에도 걸린 시리즈 그림…가격은 얼마?
그렇다면 이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서 한미 대통령의 대화 소재 역할을 톡톡히 해,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에 대해 김 작가 측은 "서로에게 결례가 될 것으로 보여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작가 측은 "작가 입장에서 판매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반드시 판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가격 책정이 진행됐다"며 "작가 본인의 의지로 작품을 판매 목적으로 그린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퍼시잭슨 수학드로잉' 작품의 경우 서울대 반도체공학 연구소에 기증한 것으로 밝혀져 윤 대통령 측에서 그림에 대한 금액을 작가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서울대 연구소에 역시 '수학드로잉' 시리즈 중 한 작품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다운증후군 환자, 정신지체 환자에 대해서 대통령이든 우리나라 최고 공학도들이든 관심을 갖자는 뜻에서 이렇게 비슷한 그림을 양쪽(서울대 연구소와 집무실)에 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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