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vs효율"…유통가, 주력배송 전략 양극화
뉴스1
2022.06.02 06:00
수정 : 2022.06.02 06:00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유통업계의 주력 배송 전략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벽배송을 먼저 시작한 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이미 구축한 인프라에 추가투자를 집행해 점유율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반면 후발주자들은 직접 투자 대신 물류전문 회사와 협업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뒀다. 새벽배송은 물류센터 구축부터 인건비까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후발주자 입장에서 직접 새벽배송에 나서면 투자 대비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물류전문 회사와의 협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건축면적 33만㎡)인 국내 최대 물류센터 대구첨단물류센터(대구FC)가 내년 가동을 시작한다. 대전, 부산, 광주 등에도 물류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컬리는 올해 배송 솔루션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물류사업 확장에 나선다.
컬리는 김포·송파의 물류센터를 통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대전, 대구 부산, 울산 권역에 샛별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추후 창원과 평택에도 물류센터를 건립한다.
직매입 구조인 두 회사 모두 배송 물량이 확대될수록 고객 편의성이 높아져 거래액이 늘어난다. 그렇다 보니 역대급 적자(각각 6조, 5000억)에도 공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백기를 든 업체들도 생겼다. 롯데온과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는 올해 관련 사업을 철수했다.
이와 같은 선례를 토대로 후발주자들은 다른 전략을 택했다. 직접 투자 대신 물류전문 회사와의 협업으로 '우회'하는 방식이다.
코스트코는 지난달 30일 온라인몰 새벽배송 서비스 '얼리 모닝 딜리버리'를 론칭했다. 코스트코 온라인몰을 통해 일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7시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다.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맡았다.
'창고형 할인매장' 중 새벽배송을 선보인 것은 '코스트코'가 최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해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한국의 새벽배송 시장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울, 경기일부에서 선보이는 배송서비스를 부산 등 전국 16개 점포들을 기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물류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다. 기존에 운영 중인 곤지암·용인·군포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올해 남사와 여주에 새롭게 열었으며, 6월 중 1곳, 하반기 중 3곳의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 오픈 한다. CJ대한통운의 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네이버쇼핑에서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은 2월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서울 전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내놨고, 티몬은 4월부터 콜드체인 전문 물류회사 팀프레시와 손잡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시작했다.
대형마트부터 SSM(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최근 '퀵커머스(즉시 배송)'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 배달대행사인 부릉, 비욘드, 바로고 등과 손을 잡았다.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해 빠른 배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배달비' 부담이 퀵커머스 강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배달비 인상 영향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라이더 수는 한정적인데다 최근 라이더 몸값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를 목표로 했던 오아시스마켓의 '브이마트'가 올해 상반기로 론칭 일정이 연기된 이유도 라이더 수급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현재 브이마트 출범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쳐가는 상황"이라며 "배송시장 정상화를 기다리면서 다양한 해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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