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쇄 돌파'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왜 사랑받나

뉴시스       2022.06.14 15:33   수정 : 2022.06.14 15:33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국내 출간 18년 만에 100쇄 돌파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네 번째

[서울=뉴시스] 다자이 오사무 (사진=민음사 제공) 2022.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이 국내 출간 18년 만에 100쇄를 돌파했다.

민음사 출판사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출간한 '인간 실격' 100쇄 돌파를 기념해 특별판 양장본을 펴낸다고 14일 밝혔다.

400권에 달하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 100쇄를 돌파한 작품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간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100쇄를 찍었다.

'인간 실격'의 현재까지 판매량은 30만 부가 넘었다. 민음사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꾸준히 팔리고 있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구매자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판매량 증가에 대한 이유는 출판사 측에서도 찾지 못했다. 출판사 측은 "코로나19 시국에서 고전을 읽는 독자들이 크게 늘어 판매가 증가했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찾기 어려워 내부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 실격'…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청춘의 문학

[서울=뉴시스] '인간 실격' 100쇄 기념 특별판 (사진=민음사 제공) 2022.06.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은 오랜 기간 청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1936년 등단한 작가는 창작집 '만년'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고 1948년 '인간 실격'을 발표했다. 그해 그는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투신해 생애 다섯 번의 자살 기도 끝에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함께 현재까지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설이 됐다.

이 소설은 다자이 오사무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와 퇴폐적이고 자기파멸적인 이야기다. 당시 2차 세계 대전 패배 후 우울과 절망에 빠진 일본의 수많은 젊은이는 소설에 매료돼 마치 청춘 시절의 통과 의례와도 같은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인공인 요조가 부유한 유년기를 보내고 겪은 학생 시절의 갖은 비행과 좌익 단체 활동, 불특정한 여성들과의 분방한 연애 및 여러 차례의 동반 자살 기도, 알코올과 마약 중독, 정신 병원 수용 경험 등이 수기 형식으로 담겨있다. 인간에 대한 희망과 삶에 대한 의지를 모두 놓아버린 요조의 독백 같은 문장들도 특징이다.

한없이 우울하고 어두운 작품임에도 이 책은 발표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청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상처받기 쉬운 예민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는 요조가 스스로를 파괴하고픈 욕망에 가장 순수하고 투명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지금까지 제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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