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고 해외선 인정받는데…국산 PHEV, 국내 판매는 '0'
뉴스1
2022.06.21 06:11
수정 : 2022.06.21 06:11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산 완성차 중 수출은 잘 되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자동차 종류가 있다.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자동차다. 해외에서는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 부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판매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5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친환경차 수출은 4만4854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17만4111대)의 24.5%를 차지했다. 특히 PHEV 차량 수출은 5355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31.3%, 전년동월대비 81.5% 각각 증가한 숫자다.
반면 국산 PHEV의 국내 판매량은 '0'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으로도 '0'대다.
정부 보조금 중단 등을 이유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PHEV 모델을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K5와 쏘나타 국내 PHEV 모델은 생산되지 않고 있고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 판매됐던 니로 PHEV 모델은 수출만 되고 있다.
PHEV는 플러그를 통한 전기 충전도, 주유를 통한 내연기관 주행도 가능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가는 길목에서 HEV는 좀 더 내연기관에 가깝고, PHEV는 전기차에 가까운 모델로 볼 수 있다. PHEV는 가까운 거리를 전기 충전으로만 주행할 수 있다.
문제는 PHEV가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한 탓에 전기차에 버금가는 생산비용이 필요하고 동급 차량보다 700만~1000만원 더 비싸다는 점이다. 정부는 친환경차 수요 조절을 위해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을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줄였는데, 500만원이던 PHEV 차량 보조금은 아예 폐지했다.
일각에서는 PHEV는 친환경차 전환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판매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HEV는 전기차 충전소와 주유소 양쪽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 인프라 요구가 높은 시기의 절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차협회 5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업체의 PHEV 판매량은 지난달 891대, 올해 누적 6217대를 기록했다. 고급차종인 수입차는 보조금 중단 허들이 덜하고, PHEV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 PHEV가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전기차로 옮겨가야 한다. PHEV가 잘 팔릴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주면 충분히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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