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 처브 대주주로 맞이… 합작 생보사 탄생 주목

뉴스1       2022.06.23 06:05   수정 : 2022.06.23 06:05기사원문

라이나생명. © 뉴스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금융당국이 라이나생명 인수와 관련해 처브그룹의 대주주 변경안 심사를 완료하면서 인수 절차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자연스레 처브그룹이 국내 영위 중인 생명보험사 처브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합병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22일) 정례회의에서 라이나생명의 대주주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달 처브 그룹이 대주주 변경을 신청한 데 따른 것으로 이날 승인으로 라이나생명의 대주주는 시그나그룹에서 처브그룹으로 확정됐다.

앞서 시그나그룹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터키의 생명·상해보험 등 사업을 처브에 57억7000만 달러(약 7조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라이나생명의 거래가격만 약 6조8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주주가 시그나그룹에서 처브그룹으로 바뀜에 따라 시그나그룹은 지난해 10월 라이나생명 임직원들과 약속한 매각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

당시 라이나생명 직원협의회는 시그나그룹과 대주주 변경 완료 이후 월 기본급의 800%를 지급하고 1년 뒤 400%를 지급하는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근속 연수가 1년 미만인 직원들은 즉시 400%, 1년 후 400% 2년 후 400%의 위로금을 받는다. 이 과정은 처브그룹이 시그나그룹에 매각대금을 완납한 뒤 이뤄질 것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처브그룹으로 둥지를 옮기는 라이나생명의 합병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처브는 이미 국내에서 생보사 처브라이프와 에이스손해보험 등 보험사 2곳을 운영 중이다.

업계는 당장 처브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선 두 회사의 자산 규모가 크지 않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1987년 외국계 생보사 최초로 한국에 진출한 이후 '알짜회사'로 성장해 왔다. 올 1분기 기준 총 자산은 5조6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순이익은 864억원으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에 이은 5위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6.17%로 생보사 평균 ROA가 0.50%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296.6%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처브라이프의 경우실적, 재무건전성 등이 부실한 상황이다. 실제 처브라이프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200억원 내외의 적자규모를 기록하다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긴 했으나 영업이익(5억5803억원)이 전년(15억173만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만약 합병이 진행되더라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처럼 당분간은 각각의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바로 KB생명과 합병하지 않고 2년 간 별도 운영한 뒤 내년쯤 통합 KB생명보험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매각 발표 이후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이 당분간 라이나생명의 사명과 브랜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과 지난 연말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가 연임한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매각 발표 당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무리한 통합 시도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양사의 수익성 등을 최종 고려해 추후 통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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