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평양냉면과 순두부 계란탕
파이낸셜뉴스
2022.07.26 16:56
수정 : 2022.07.28 08: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평양냉면과 순두부 계란탕. 국내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두 주역, 유인식 피디와 문지원 작가가 이 드라마를 두 음식에 비유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드라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2의 유인식 PD가 연출하고 영화 '증인'(2019)의 문지원 작가가 대본을 썼다.
26일 ‘우영우’ 기자간담회에서 유인식 피디는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 편성됐고,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라 (흥행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며 “드라마 역시 평양냉면처럼 슴슴해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길 바라는 정도였다. 이렇게 시청률이 잘 나올줄 몰랐다”며 말했다.
어떻게 인기를 실감했냐는 물음에는 “오랜만에 연락해온 사람이 많은데, 그중 고등학교 은사님이 문자를 주셨다. 아들이 재미있다고 해 봤는데 연출이 너더라고 해 울컥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고 부연했다.
문지원 작가는 “커피숍 옆 테이블에서 ‘태수미는 왜 우영우를 버렸을까’ 토론을 한다거나 버스에서 우영우를 보는 사람을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 드라마가 “순두부 계란탕처럼 맑고 따뜻한 힐링 드라마처럼 보이나 그 뒤엔 많은 야심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주인공에 낯선 형식, 예민한 문제 등이 숨어있다. 저는 힘이 없는 신인이라서 나 혼자였으면 이러한 의도가 많이 삭제됐을 텐데, 흥행을 밥 먹듯이 하는 유인식 피디가 우리 팀의 선장으로 와주셔서 다양한 시도를 속 시원히 할 수 있었다”며 유피디의 공을 언급했다.
이에 유 피디는 “문지원 작가의 대본이 참 훌륭했구나, 찍으면서 조금씩 느꼈으나, 많은 분들이 대사와 대본에 공감해주는 것을 보고, 제가 예상한 것보다, 순두부 계란탕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많이 가닿았음을 알게 됐다”며 문작가의 노고를 언급했다.
문 작가는 “만약에 우리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살만하거나 나은 곳으로 바뀌려면, 우리 드라마보다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가 중요할 것”이라며 “저도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 (모든 담론을)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업계에선 시골할머니나 중학생 이론처럼, 내용이 쉬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웰메이드 미국드라마처럼 재밌게 잘 만들면 내용이 좀 어려워도 통하듯) 좋은 떡밥이 주어지면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식견을 내놓는 게 우리의 관객이자 시청자라고 평소 생각했다. 이 드라마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부연했다.
유 피디는 “남은 회차도 애정을 갖고 봐달라”며 “마지막회까지 다 보고나면, 전반부에서 들었던 생각이,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시청자의 마음에) 가닿을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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