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 집권 3기 성공 위한 '안정' 선택한 中, 하방리스크 심화

파이낸셜뉴스       2022.10.17 14:55   수정 : 2022.10.17 20:56기사원문
- 시진핑 국가주석 당 대회 개막식에서 엿보는 경제 정책기조 방향성
- 성장 일변도 ‘탈피’ 고품질 전환, 제로코로나 등 5년 성과 ‘유지’는 경제 위험요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진행한 업무보고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고속 성장’보다는 집권 3기 성공적 안착과 연속성을 위해 ‘느리지만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경제정책은 당 대회 이후인 이듬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만 시 주석은 제로코로나 성과, 고품질 발전, 새로운 발전이념 등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경제 정책 기조의 방향성을 드러냈다.

■성장 일변도 ‘탈피’ 고품질 전환

17일 시 주석의 업무보고서를 보면 성장 일변도의 경제 정책을 탈피하겠다는 의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시 주석은 키워드인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관련 “14억 이상 인구의 중국이 전반적인 현대화 사회로 들어선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면서도 “비현실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 실정에 입각해 점진적인 현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목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다만 중국도 두 자릿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옛이야기가 될 만큼 규모가 커졌고 코로나19 봉쇄,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글로벌 경기둔화 등 악재가 산재한 만큼 이전과 다른 경제 상황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향후 5년은 종합국력과 국제적 영향력이 세계 앞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관건적인 시기”라고 운을 뗀 뒤에도 “언제든 각종 검은 백조(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위험)와 회색 코뿔소 사건(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위기, 제로코로나 후폭풍, 그림자금융, 국유기업·지방정부의 급격한 부채 증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청년실업률 증가, 서방국가의 대중국 고립화 전략 등이 회색 코뿔소라면 글로벌 경기침체, 코로나19 산발적 발생, 폭염·가뭄·홍수 전략난 등은 검은 백조로 꼽힌다.

실제 업무보고서에도 역글로벌화, 세계적 경기회복 부진, 불확정적이고 예견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아지는 시기,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 단계에서 고품질 발전 단계로 전환했다, 새로운 발전 이념의 완전하고 정확한 관철, 국유자본과 국유기업의 내실화·고도화·규모화 등의 관련 용어가 적시됐다.

아울러 안보 또는 안전이라는 단어가 5년 전인 19차 당 대회의 55회와 비교해 34회 많은 89회 사용됐다. 반면 개혁은 68회에서 48회로 그쳤다. 안보와 안전은 안정과 상통한다. 중국에서 개혁은 두 자릿수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따라서 고성장에서 고품질로 기조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은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거의 사상 최저치에 가까운 성장률, 부동산 위기, 엄청난 부채 수준이 있는 상황에서 지난 40년 동안 경제발전을 뒷받침해 준 경제 모델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극단적 봉쇄정책, 경제성장 막아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제로코로나와 부동산 정책이다. 만약 제로코로나를 완화 또는 폐지할 경우 정책 실패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시 주석도 “인민과 그들의 삶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이라고 업무보고서에서 옹호하며 ‘유지’를 시사했다. 또 지난 5년간 사업 성과로 제로코로나 정책 견지를 통한 인민 생명·재산 보호를 꼽았다.

그러나 극단적 봉쇄 정책은 중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제1의 원인으로 여전히 지목된다. 주요 투자은행(IB) 등은 이로 인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평균 3.2%로 제시하면서 개혁개방 이후(2020년 제외)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 수준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1년간 지속될 경우 중국 성장률은 4~5%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탈중국도 수시로 보도된다.

부동산 정책은 직접적인 언급이 없으나 공동부유, 분배제도(소득격차) 보완, 농업·농촌 발전 등 안정을 중시하는 단어에 방향성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향점이 안정이면 전면적인 부동산시장 규제완화·부양 정책 시행 가능성은 낮다. 이는 곧 건설투자, 전·후방 산업 부진, 지방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은 올해 3월 양회에서도 이를 토대로 한 ‘안정 속 성장’을 중점 경제 목표로 설정했다.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친시장주의자로 분류됐던 현재의 리커창 총리와 류허 경제부총리,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물러나고 지도부가 보수·강경한 인물들로 교체되면 대만 갈등과 미·중 분쟁은 보다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역시 경제적 측면에선 리스크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외신에 “중국은 느리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여러 해 동안 준비해야 한다”면서 “중국 경제가 2035년까지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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