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시진핑, 영구통치 '권력집중'…마오쩌둥 시절 이후 처음"
연합뉴스
2022.10.23 15:58
수정 : 2022.10.23 18:54기사원문
[시진핑 3기] 외신 "시진핑, 영구통치 '권력집중'…마오쩌둥 시절 이후 처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 등 서방 언론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고 폐막한 23일 20차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에 대해 "1인 통치체제 복귀를 막고자 고안됐던 중국의 후계 규범이 뒤집혔다"고 총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 공산당, 시진핑에 권력 휘두를 영구 통치 선사" 제하의 기사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이후 볼 수 없던 수준으로 권력을 집중시켰다"며 "중국의 전임 지도자들은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제도화하고, 1인 지도체제 복귀를 막으려 했지만, 시 주석이 이 기준을 뒤집었다"고 했다.
WP는 시 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에서 측근을 뒤에 세우고 선두에 선 장면을 묘사하며 "(시 주석이) 중국 지도자로서 임기 5년, 혹은 그 이상의 지도자로 '기름 부음'(anointed)을 받았다"고도 했다.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최측근으로만 구성한 데 대해서 WSJ는 "시 주석이 얼마나 많은 권력을 누리게 될지, 또한 그 권력을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단서를 제공해준다"고 꼬집었다.
WSJ은 특히 한 주 동안 이어진 이번 당 대회 가운데 전날인 22일 폐막식에서 노쇠한 후진타오(79) 전 중국 국가주석이 중도 퇴장하던 모습을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고 꼽기도 했다.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의 중도 퇴장에 대해 관영 신화통신은 트위터를 통해 "폐막식 도중 몸이 좋지 않았다"며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폐막식 참석을 고집했었다"고 전한 바 있다.
공산당의 고급 간부 양성 기관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의 차이샤 전 교수는 당대회에 대해 "아무런 규칙도 제한선도 없다. 모든 규정은 깨졌다. 이전에는 저항이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 그의 업무보고에서도 볼 수 있었듯 앞으로 중국의 미래는 전적으로 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발언뿐 아니라 시 주석의 발언에서 빠진 내용까지도 중대한 의미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전임 지도자들은 5년 주기로 열리는 당대회에서 앞으로 다가올 시기에 대해 으레 경제성장에 '중요한 전략적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평화와 발전'을 키워드로 삼았으나,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이런 발언을 쏙 빼버렸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대만을 지원하고 나선 미국, 기술 병목현상에 대한 중국의 취약성, 아시아에서 존재감을 확대해가는 서방 주도 동맹국의 군사력 등으로 세계의 정세가 더욱 위험해졌다고 시 주석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IA 중국 정세분석가 출신의 크리스토퍼 K.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는 NYT에 "중국이 세계 질서를 바라보는 방식에 매우 중대한 변화가 나타난 것일 수 있다"며 "시 주석은 국제적 갈등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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