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없는 조용한 취임, 이유는?

뉴시스       2022.10.27 15:27   수정 : 2022.10.27 15:27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오전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10.2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올해로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전격 승진했다. 이 회장은 취임식이나 취임사 등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하게 취임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고(故)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별도의 행사 없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메시지조차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리더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는데도 관련 행사나 메시지가 없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신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다"며 "사전적 의미에서는 이미 취임해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미래 성장사업 선정 및 육성 ▲조직문화 혁신 ▲노사관계 선진화 ▲청년 일자리 창출 ▲CSR 및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을 이끌어 왔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두루 다니며 임직원과 소통하고 회사별 미래 사업을 점검하는 등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서 활동해왔다"며 "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아닌데 '취임 메시지' 등을 내는 것은 현재 삼성의 상황에서는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이 부회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10.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회장은 취임사 대신 지난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 당시 사장단과 만나 밝힌 소회와 각오를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라며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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