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대출 8개월 연장”… 정작 은행선 “두달만 가능”
파이낸셜뉴스
2022.12.25 18:32
수정 : 2022.12.25 18:32기사원문
보증-금융기관 ‘오락가락’ 안내
HUG 대출 6개월 추가연장 공문
현장지침 숙지 안 된 은행 상당수
피해자 “지원책 이행 안 돼” 호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은행에 공문을 보내 '6개월 연장안'을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은행 역시 보증기관이 보증기간을 연장해주면 대출 연장은 당연히 해주는 구조라며 현장의 혼란을 모르는 체하고 있다.
■피해자 171명, 계약 종료됐지만 보증금 못 받아
HUG에 따르면 이번 빌라왕 사건 피해자 가운데 보증보험을 가입한 임차인은 총 440명으로, 이 중 171명은 임대기간이 끝났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만기가 지나면 피해자는 연체이자를 내야 할 뿐 아니라 신용등급도 하락한다.
이에 지난 22일 국토교통부가 HUG, 대한법률구조공단 등과 함께 연 빌라왕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는 피해자 100여명이 현장 참석하고, 비대면 중계에도 270여명이 모였다.
국토부는 이날 HUG, 주택금융공사 등이 운영하는 전세자금대출을 8~12개월 연장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달랬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발생 시 기존 HUG는 2개월, 주금공은 6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던 것에 6개월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건 피해자들의 보증금 반환을 최대한 앞당기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에게는 연 1%의 저리대출을 지원하는 방침도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W은행에서는 최대 2개월 연장만 가능하다고 한다" "H은행에서는 HUG가 승인을 안해줘서 연장을 안해준다고 한다"는 등 지원책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HUG "안내했어" vs 은행 "우리는 따라갈 뿐"
이 같은 혼란은 보증기관과 금융기관 간 소통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보증기관인 HUG는 은행에 지난 11월부터 빌라왕 피해자에 대해 전세자금대출 6개월 추가 연장을 해주도록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HUG는 지난 11월 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BNK경남 등 은행들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전세금안심대출보증) 업무 매뉴얼 개정안을 첨부한 공문을 보냈다. 임대인 사망으로 인한 임차인 피해 예방을 위해 임대인 사망 시 전세자금대출특약보증 6개월 추가 연장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관련부서 담당자와 은행장이 수신인이었다.
HUG 관계자는 "문서도 보냈고, 메일도 보냈다. 은행 담당자와 함께하는 카톡방도 있다"면서 "이상하게 은행 지점마다 얘기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은 전세자금대출 만기 연장은 보증기관 특약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입장이다. 보증기관에서 보증서를 연장해 준다면 채권상 불안이 없기 때문에 대출 만기를 늘려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보증 관련해서 임대인이 사망했을 때 업무 처리기준은 각 보증기관에서 정한 것"이라면서 "차주가 신용불량이라거나 일신상 이유가 있지 않으면 통상 연장된 보증기간만큼 대출 만기도 늘려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지침이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파악을 해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HUG와 함께 개선 부분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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