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많아진 '귀여운 SUV' 캐스퍼…올들어 판매 주춤하다는데
뉴스1
2023.03.02 06:40
수정 : 2023.03.02 06:40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경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올해는 출발이 다소 주춤하다. 출시 초기 귀여운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벌써 출시 3년차에 접어들면서 신차 효과가 떨어진 탓이다. 경차 치곤 높은 가격과 온라인 판매로 인한 쉬운 계약 취소도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1월 자동차 산업동향에 따르면 캐스퍼의 1월 국내 판매량은 307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간 판매량이 많게는 5000대 이상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출고 대기도 1달밖에 걸리지 않는다. 출시 초기 높은 수요로 인해 길게는 4~5개월 가량 기다려야 했지만, 현재는 거의 주문 직후 나오는 수준이다.
2021년 9월 출시된 캐스퍼는 지난해까지 경차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경차 판매량은 13만4924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록)로 2019년 이후 3년만에 10만대 선을 넘겼다. 경기 불황 영향도 있지만 캐스퍼 판매량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캐스퍼는 공간 활용도가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경차이면서 차를 보자마자 '귀엽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좋은 디자인으로 출시 초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주요 타깃 고객층은 20·30대 젊은 세대로 온라인 판매 방식도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만8002대를 판매하면서 국내 판매량 8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으로만 치면 현대차 내 형님 모델인 투싼(3만3890대), 싼타페(2만8705대)도 앞질렀고, 준대형 SUV인 팰리세이드(4만9737대)에 근접했다.
그러나 이제는 신차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캐스퍼는 벌써 출시 3년차인 반면, 레이는 지난해 9월 두번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다. 또 기아 모닝 역시 올해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가격도 아쉽다. 캐스퍼 가격은 1300만원대부터 시작하지만, 최상위 트림에 선루프·스토리지 등 풀옵션을 더하면 2000만원이 넘어간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스퍼는 세컨드카 개념으로 '예쁜데 한대 더 살까'하는 소비였는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이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온라인으로 취소가 쉬운 점도 경기 침체랑 맞물렸을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는 캐스퍼 관련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쏘카·그린카 등 카쉐어링 업체와 협업한 프로모션으로 고객 경험을 늘리고, 2월에는 세일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타깃 고객층이 초보 운전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현대차의 운전연수 서비스 '운전결심'을 통한 제휴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차다운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위탁생산을 하고,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비용을 절감했지만 캐스퍼는 가격 메리트는 적었다"며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인센티브 등으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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