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UBS, CS 인수 임박... 스위스 정부, 패스트트랙 준비

      2023.03.19 18:35   수정 : 2023.03.19 18:35기사원문
스위스 정부가 자국 양대 은행인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UBS가 위기에 빠진 CS를 신속히 인수할 수 있도록 비상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UBS의 CS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UBS, CS 인수 임박

스위스 법에 따르면 UBS가 CS를 인수하기로 할 경우 주주들에게 합병에 관해 6주 동안 검토할 시간을 주도록 돼있다.

그러나 소식통 3명은 UBS가 비상대책이 활용될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검토기간을 생략, 주주투표 없이 인수를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직 세부내용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은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미국과 영국 금융감독당국에 UBS가 CS의 신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스위스 당국은 이날 밤까지 양사 간 합병에 대한 규제당국의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구체적인 윤곽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UBS는 CS의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해 합병사 투자은행 부문이 통합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밤 스위스 내각이 비상소집돼 CS의 미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베른의 스위스 재무부에서 비상 내각회의가 열렸고 각 부처와 SNB, FINMA 그리고 스위스 은행부문 대표들이 참석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CNN은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CS의 운명이 앞으로 24시간 안에 결정될 수 있다며 내각회의가 비중이 있음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UBS는 세계 최대 은행들에 적용되는 자본기준을 당장 충족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를 서서히 충족하는 예외 허용을 원하고 있다. 아울러 CS 인수로 초래될 수도 있는 미래 소송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거나, 이를 면제해줄 것도 요청하고 있다.

앞서 CS는 지난해 법적 분쟁비용으로 12억스위스프랑(약 1조7000억원)을 예비로 마련해뒀고, 이 외에 추가로 12억스위스프랑이 법적 분쟁비용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투자은행, 블랙록에 흡수되나

UBS가 CS 인수를 사실상 원론적으로는 합의한 상태이지만 CS의 투자은행 부문 인수는 꺼리고 있다. CS스캔들의 대부분이 투자은행 부문에서 나왔고, 최근 수년 동안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UBS는 CS 투자은행 부문을 따로 떼내 CS퍼스트보스턴으로 분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투자은행 부문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블랙록은 이날 공식적으로 보도를 부인했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래리 핑크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CS 투자은행 부문 인수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핑크 CEO는 CS의 투자은행사업 부문인 퍼스트보스턴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속사정을 잘 아는 데다 양사 사업부문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블랙록은 CS의 투자은행 부문 최대 고객이다. 특히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CS의 큰손으로 오랜 기간 거래해왔다.
블랙록이 CS 자산운용 부문, 특히 미국 투자은행 부문을 인수하면 외주 없이 블랙록 안에서 채권 투자가 가능해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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