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운명 달렸다' 반도체, 반등 시기는 언제일까

파이낸셜뉴스       2023.04.04 17:02   수정 : 2023.04.04 17: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고물가 등의 여파로 불황에 빠진 반도체 업황이 이르면 올해 3·4분기부터 재고 소진 효과에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도 반도체 업황 회복을 떠받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강화 여파로 한국이 미국과 협력에 무게를 실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AI가 변수

4일 파이낸셜뉴스가 반도체 산업 현황 진단 및 전망을 위해 마련한 지상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3·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사대우)은 "공급 능력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여름철이 '이븐포인트'(손익분기점)가 될 것"이라며 "3·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침체가 다소 회복되고, 반등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명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연초와 비교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며 "업황이 최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재고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올해 4·4분기부터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과잉 재고를 단기간에 소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나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침체의 원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반도체 업황은 내년에나 가야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의 상용화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이끌 최대 변수로 꼽혔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AI 시장이 커질수록 내재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종환 교수도 "AI향 메모리 수요 증가 여부가 하반기 업황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협력 외에 답없어"

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협력을 더 중시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혁재 교수는 "반도체 기술·장비·설계·노광장비(EUV) 등 관련 시장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를 팔지 않으면 중국도 답답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원 실장은 "미국이 첨단기술 위주로 제재를 한다면 국내 기업들은 한국 또는 미국에 첨단제품 생산거점을 두고, 중국은 중저가 반도체를 생산하는 포지션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력 대책은 석·박사급 우수 인력 양성 및 처우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혁재 교수는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대학원도 현재 정원을 못 채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학과에서 석박사 진학을 생각하는 학부생이 너무 적다.
석·박사 진학을 할 수 있는 학사 인재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환 교수는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도 젊은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석·박사가 돼도 다른 분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처우 개선 등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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