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판 칩스법 18일 통과 유력…첨단산업 유치 경쟁 사활
파이낸셜뉴스
2023.04.07 05:00
수정 : 2023.04.07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오는 18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430억유로(약 62조원) 규모의 지원책이 담긴 EU 반도체법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각 국이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62조 규모 EU 반도체법 최종 승인 전망
EU 집행부가 쟁점이었던 4억유로(약 5700억원) 가량의 예산 부족분 조달 방안이 마련돼 이 부분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EC)가 통과를 처리하는 법안은 당초 첨단 반도체 공장만 지원하기로 했으나, 구형 공정 생산 부문과 연구개발(R&D), 설계 등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지원을 확대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EU는 지난해 자동차 칩 부족 사태 등 반도체 공급망 혼란에 타격을 받은 것을 계기로 미국, 아시아 등에 대한 높은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EU는 이번 법안을 통해 현재 10%에 미치지 못하는 EU 반도체 산업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EU 반도체법 통과로 각 국의 첨단산업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보조금 100억달러(약 11조 2000억원) 및 최대 40%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칩스 포 아메리카 액트'(반도체 지원법)를 제정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450억달러(57조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펀드를 설립했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 메모리반도체 기업 YMTC가 이 같은 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했다.
대만 입법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적 기업들에 R&D 투자액의 25%, 설비투자액의 5%를 법인세에서 감액하는 내용을 담은 '대만형 칩스법'인 산업혁신조례 일부법률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본은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을 유치해 자국의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과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韓 반도체 경쟁력 확보 '비상'...300조 투자
한국도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정부가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조성하기로 한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을 투입한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최근 국회를 통과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설비투자에 따른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 확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 심화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저한세율 예외조항 반영, 법인세율 인하 등 추가 지원책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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