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자동차의 '신성호'
파이낸셜뉴스
2023.04.06 18:45
수정 : 2023.04.06 18:45기사원문
"
박정희는 그 8일 전인 12월 17일 제5대 대통령에 막 취임했다. 한국 자동차의 효시는 1955년 8월에 최무성과 그의 두 동생이 폐기된 미군 지프 엔진에 드럼통을 망치로 두드려 붙여 만든 '시발 자동차'다. 이후 1962년 박정희 정부가 자동차 진흥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출범했으니 자동차산업의 실제 역사는 갓 60년을 넘긴 셈이다.
서울에 하동환이 있었다면 부산에는 김제원-김창원 형제가 있었다. 두 형제는 1955년 부산 전포동에 신진공업사를 설립해 미군 폐차 엔진을 되살려 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1962년에 나온 신진 H-SJ 25인승 신진 마이크로버스는 일명 '노랑차' 또는 '마이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신진자동차가 그 이듬해 미군 지프를 재활용해 제작한 신진 최초의 승용차가 신성호다. 기사에는 국산 부품을 70% 사용했다고 나온다. 당시 새나라자동차가 일본 닛산과 협력해 조립생산한 '블루버드'의 외형을 모방했지만 아무래도 품질이 조악했다.
그런데 새나라자동차가 특혜 시비에 휘말린 사건이 신진자동차에는 기회가 되었다. 신진이 새나라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1965년 신진은 새나라자동차 인천공장(현 한국GM 인천공장)을 인수하고 도요타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도요타의 기술력이 담긴 '코로나'(1966년)와 '크라운'(1967년)이 대히트를 치면서 신진은 1970년대 초반까지 지금의 현대차그룹과 비견할 만한 종합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