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원, 말도 못꺼냈다"..최저임금 상견례 시작부터 고난길

파이낸셜뉴스       2023.04.20 05:00   수정 : 2023.04.20 05:00기사원문
'1만2000원 vs 동결'…노사 신경전 팽팽
공익위원 사퇴 요구에 상견례도 못해
차등적용 충돌 예상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노동개혁에 따른 노정(勞政) 갈등이 최저임금 결정까지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최저임금 결정은 예년보다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첫 회의는 위원들이 얼굴도 맞대지 못한 채 파행됐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 수 있을지 여부이다. 반면 경영계는 '동결' 카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돼 노동계와 난타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인사도 못하고 회의 '파행'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전날 첫 전원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노동계가 회의장에서 권순원 공익위원(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간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자 공익위원들이 회의 참여를 거부하면서 결국 파행됐다.

양대노총은 회의 전에도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권 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권 위원이 최근 '주69시간 근로' 논란을 빚은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연구에 참여해 이미 공정성을 잃었다는 것이 이유다.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은 양대노총, 사용자위원은 경영계, 공익위원은 정

부가 추천한다. 통상 최임위 첫 회의는 위원들 간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 성격이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파국을 맞았다. 노동계가 공익위원 구성에 날을 세우는 것은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공익위원안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심의가 시작되면 근로자·사용자위원이 각자의 요구안을 제출한다. 이후 공익위원이 중재해 수정안을 낸다.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복수 안을 표결에 부치거나 공익위원이 절충안을 내 표결한다. 올해도 노사 간 입장차가 커 공익위원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만원 돌파가 관건..노동계 1만2000원 요구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는다면 상징성이 크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이다. 근로자위원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고물가 속에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내년도 최저임금 공동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000원을 요구했다. 이는 올해보다 24.7% 높은 수준이다.

경영계는 아직 요구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경제 악화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계의 한 축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달 12일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위원들은 2022, 2023년 연속 '상승률 약 5%'를 제시했다. 근거는 해당 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를 빼는 방식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면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최임위 회의에서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노사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심의에서는 표결에서 부결됐는데 최근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 다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임위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6월 말)에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로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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