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에도 수출은 추락… 무역적자 갈수록 암울
파이낸셜뉴스
2023.04.23 18:18
수정 : 2023.04.24 09:22기사원문
2010년 이후 '환율 효과' 약화
실효환율 11년래 최저치에도
반도체 등 경기 영향 더 받아
하지만 '원화값 하락, 수출개선'이 과거와 달리 산업현장에 적용되지 않는 영향도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원 오른 1328.20원에 마감됐다. 연중 저점인 지난 2월 2일 1220.30원 대비, 100원 넘게 올랐다. 올 들어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다.(21일 기준 6개국 통화 대비 약 2% 하락) 원화는 약세인 달러 대비 가치가 더 하락한 것이어서 원화는 이론적으론 다른 통화대비 수출가격 경쟁력이 더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산업 수출현황을 분석했을 때, 수출에서 환율 영향력은 과거 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한국 상품 가격 경쟁력 상승→수출 호황'이란 기존 패러다임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300~1400원대를 오갔지만 수출은 되레 감소했다. 총수출은 올 3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고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행진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와관련'원화 환율의 수출영향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의 수출에 대한 영향이 2010년 이후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2010년 이전에는 실질실효환율이 1% 하락하면 주요 산업 수출이 0.71% 늘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0.55%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2010년 이전까지는 수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그 이후로는 기술경쟁력이 더 중요시되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기술 개발 중심 혁신주도형 산업발전 정책을 실시, 수출 구조가 고도화됐다. 그 결과 기술 집약도가 낮은 산업군의 수출 비중은 낮아지고,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기술 및 지식 집약적 산업 수출이 증가했다. 기술 집약도가 높을수록 가격보다는 수출 제품의 품질, 기술 우위 등 비가격적 경쟁 요소가 중요해지기 때문에 수출 가격에 영향을 주는 환율 영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 2010년 이후 중간재 수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이 줄었고 글로벌 분업 확대로 인한 한국의 중간재 수입 증가가 수출 가격 경쟁력 효과를 상쇄했다고도 했다. 2021년 기준 전체 수출의 약 70%는 중간재, 27%는 최종재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대표적 수출품목인 반도체 등 수출주력품목은 환율보다 글로벌 수요, 다시 말해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환율이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일본 엔화 실질실효환율은 2월 기준 70대 후반이어서 여전히 수출가격경쟁력은 한국보다 일본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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