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보석 취소당했다.."재력에 비해 보석금 턱 없이 적어"
2023.05.25 08:04
수정 : 2023.05.25 08:04기사원문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는 24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허가한 하급법원의 결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40만유로 보석금 적고 도주 우려 있다 판단
검찰은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이 지난 12일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의 보석을 허가하자 이에 불복해 상급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항고했다. 검찰은 권 대표 등의 재력에 비해 각각 40만유로(약 5억6000만원)의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이들이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는 만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급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보석을 위해 제시한 총 80만유로(약 11억3000만원)가 도주를 막기에 충분한 금액이 아니라는 검찰의 주장에 동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11일 첫 재판에서 경제력을 묻는 이바나 베치치 판사의 질문에 둘 다 "미디엄(medium)"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으로만 수십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대표는 아내와 공동명의로 소유한 한국의 아파트가 300만달러(약 39억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다른 자산은 변동성이 크기에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구금 상태로 재판.. 다음 재판일은 6월 16일
권 대표 등은 현재 포드고리차 서북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이들은 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인용함에 따라 계속 구금된 상태로 남은 재판을 받게 됐다. 권 대표의 다음 재판은 6월 16일에 열린다.
앞서 권 대표 등은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당시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위조 신분증도 발견됐다. 현지 검찰은 권 대표 등을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위조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이 과정에서 거액의 범죄 수익을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한·미 수사당국이 몬테네그로 법원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에서 권 대표 등이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에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권 대표 등이 보석을 재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송환도 더 늦어질 수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