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테라' 권도형, 보석 취소당했다.."재력에 비해 보석금 턱 없이 적어"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08:04

수정 2023.05.25 08:04

몬테네그로 고등법원, 보석허가 결정 취소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지난 11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지난 11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보석 허가 결정이 취소됐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는 24일(현지시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허가한 하급법원의 결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40만유로 보석금 적고 도주 우려 있다 판단

검찰은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이 지난 12일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의 보석을 허가하자 이에 불복해 상급법원에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항고했다. 검찰은 권 대표 등의 재력에 비해 각각 40만유로(약 5억6000만원)의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이들이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는 만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급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보석을 위해 제시한 총 80만유로(약 11억3000만원)가 도주를 막기에 충분한 금액이 아니라는 검찰의 주장에 동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11일 첫 재판에서 경제력을 묻는 이바나 베치치 판사의 질문에 둘 다 "미디엄(medium)"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으로만 수십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대표는 아내와 공동명의로 소유한 한국의 아파트가 300만달러(약 39억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다른 자산은 변동성이 크기에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구금 상태로 재판.. 다음 재판일은 6월 16일

권 대표 등은 현재 포드고리차 서북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이들은 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인용함에 따라 계속 구금된 상태로 남은 재판을 받게 됐다. 권 대표의 다음 재판은 6월 16일에 열린다.

앞서 권 대표 등은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당시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벨기에 위조 신분증도 발견됐다. 현지 검찰은 권 대표 등을 공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위조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저 3개월에서 최고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권 대표는 이 과정에서 거액의 범죄 수익을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한·미 수사당국이 몬테네그로 법원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에서 권 대표 등이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에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권 대표 등이 보석을 재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송환도 더 늦어질 수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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