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음주 킥보드' 신고에 사라졌다 다음날 저녁 음주측정

연합뉴스       2023.06.16 13:46   수정 : 2023.06.16 13:46기사원문

대구경찰, '음주 킥보드' 신고에 사라졌다 다음날 저녁 음주측정

대구 수성경찰서 [연합뉴스TV 제공]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현직 경찰 간부에 대한 음주운전 의심 신고에 대해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해당 간부는 현장에서 달아났고 음주 측정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0시께 수성구 범어동 달구벌대로에서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왕복 10차선 대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가던 수성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위와 교통사고가 날 뻔 하자 언쟁을 벌였다.

시비 도중 운전기사는 "킥보드 운전자가 음주 운전을 한 거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A 경위는 킥보드를 버리고 떠났다.

뒤이어 도착한 경찰은 A 경위의 행방을 찾지 못했고, '음주운전 의심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해당 사안을 단순 신고 건으로 분류했다.

경찰은 다음날 오전 킥보드 운전자가 A 경위란 사실을 확인했으나 음주 측정은 또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서장 등이 A 경위에 대한 음주 측정을 지시했으나, 즉각 응하지 않았다.

A 경위는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오후 6시께야 음주 측정에 응했다. 측정 결과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본격적인 감찰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날 연합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감찰 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올해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의 음주운전과 음주폭행 등 각종 비위 행위가 잇따르고 있어 부실 대응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음주운전 집중단속 기간인 지난 4월에는 남부경찰서 한 간부가 음주 운전을 하다가 시민 신고로 적발됐다.

경찰청은 지난 4월 말 대구경찰청을 상대로 감찰을 진행했으나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번 일이 벌어졌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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