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경영권 분쟁 확산되나…KCGI와 소송전

뉴시스       2023.06.20 16:58   수정 : 2023.06.20 16:58기사원문

[서울=뉴시스]DB하이텍은 20일 캐로피홀딩스가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전경. (사진 = 업체 제공) 2022.9.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DB하이텍이 KCGI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KCGI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로 지난 3월 투자목적회사인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DB하이텍은 20일 캐로피홀딩스가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제기·신청일자는 지난 9일이며 관할법원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이다. DB하이텍 측은 이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KCGI는 DB하이텍이 뛰어난 기업가치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구시대적 경영 행태로 인해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며 적극적인 주주 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KCGI는 지난 13일 가처분 신청 제기 사실을 공개하며 "DB하이텍이 김준기 창업회장 일가의 사적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특히 DB하이텍의 자사주 매입 및 물적분할이 지주회사 전환용이라는 의심과 함께 계열회사와의 660억원 규모 내부거래, 거액의 기부금의 김준기문화재단 지급 등을 문제 삼았다.

KCGI는 "DB하이텍이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으며 적절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다"며 일반주주 권익 보호 등의 차원에서 각종 자료 공개와 경영진 면담을 요구했다.

지난 1일에도 KCGI는 "DB하이텍의 지배주주와 경영진이 주주협의를 통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주주 서한을 공개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에 DB하이텍은 KCGI가 요구한 자료의 분량이 워낙 방대하고, 회계자료 원장 공개에 따른 영업기밀 노출 문제, 미공개 정보 제공 문제, 주주간 자료제공의 형평성 문제 등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 시간이 걸렸을 뿐 대면 협의를 거부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DB하이텍은 경영권 방어 자문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오는 23일까지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우군 확보에 한창이다.

이번 IR은 서울 여의도 등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대1 미팅으로 진행한다. 투자자들의 회사 경영 현황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키고 관심을 제고한다는 목적이다.

DB하이텍이 공시를 통해 IR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지난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27년 만에 처음인 만큼, 최근 KCGI의 공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그동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IR행사는 계속 진행해 왔다"며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IR 행사를 공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DB하이텍 최대 주주는 DB그룹 지주사인 DB Inc(12.39%)이며, 특수관계인인 김준기 창업회장(3.61%), 장녀 김주원 부회장(0.39%)을 비롯해 DB생명(0.78%), DB김준기재단(0.62%) 등 동일인측 합계 지분율은 20.20%다. 기타 기관, 외국인, 소액투자자 지분율이 79.80%이며 이중 KCGI는 7.0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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