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이 다는 아니다… 교육개혁 큰 틀 제시를

파이낸셜뉴스       2023.06.26 17:57   수정 : 2023.06.26 17:57기사원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6조원 규모까지 치솟은 사교육비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대입 수능시험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을 제거하고,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며, '공공 입시상담' 등으로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날로 급증하는 사교육비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지나치게 어려운 킬러문항도 사교육비 급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비판에 동의한다.

또한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대책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교육부의 대응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대응이 너무 즉흥적이라는 지적은 이미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마디에 단 열흘 만에 급조된 대책이 과연 수십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얼마나 해소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쉽게 해결할 문제를 왜 지금까지 내버려 두었느냐는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은 사교육비 급등을 전 정권의 책임으로 미루고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 부총리의 태도와 유체이탈식 화법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넘었고 그사이 학생들은 모의고사도 여러 번 치렀으며 수능시험도 보았다. 교육부 장관에 두 번째 임명된 인물로서 윤 대통령이 지적한 문제들을 먼저 인식하고 답을 내놓았어야 했다.

또한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별력 없는 '물수능'은 또 다른 혼란을 부를 것이다. 저출산 문제와 마찬가지로 사교육 문제도 쉽사리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런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정책으로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킬러문항을 없애도 준킬러문항에 사교육은 집중할 것이다.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려운 문제 유형이 등장하면 말만 다르지 새로운 킬러문항이 되어 사교육의 타깃이 될 수 있다.
교육개혁은 윤석열 정부 3대 개혁의 하나다. 이번 대책은 그렇다 치고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큰 틀에서 개혁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몇 년이 걸려 정권 내에 개혁을 완수하기 어려워도 그렇게 해야 한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