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로 급증하는 사교육비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지나치게 어려운 킬러문항도 사교육비 급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비판에 동의한다. 또한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대책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교육부의 대응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다음은 사교육비 급등을 전 정권의 책임으로 미루고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 부총리의 태도와 유체이탈식 화법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넘었고 그사이 학생들은 모의고사도 여러 번 치렀으며 수능시험도 보았다. 교육부 장관에 두 번째 임명된 인물로서 윤 대통령이 지적한 문제들을 먼저 인식하고 답을 내놓았어야 했다.
또한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별력 없는 '물수능'은 또 다른 혼란을 부를 것이다. 저출산 문제와 마찬가지로 사교육 문제도 쉽사리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런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정책으로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킬러문항을 없애도 준킬러문항에 사교육은 집중할 것이다.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려운 문제 유형이 등장하면 말만 다르지 새로운 킬러문항이 되어 사교육의 타깃이 될 수 있다. 교육개혁은 윤석열 정부 3대 개혁의 하나다. 이번 대책은 그렇다 치고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큰 틀에서 개혁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몇 년이 걸려 정권 내에 개혁을 완수하기 어려워도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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