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올해 수능 예상 난이도 긴급점검
뉴스1
2023.06.28 05:31
수정 : 2023.06.28 05:31기사원문
(서울=뉴스1)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자칫 혼란스러운 상황이 깊어지면 근본이 흔들리기 쉽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3월28일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부터 점검·분석해보자.
2024수능 기본계획에서는 "올해 수능은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정 난도를 강조한 셈이다.
적정 난도는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출제 경향은 2020학년도 수능 수학부터 나타난다. 종전보다 '완화된' 킬러문항이 출제되는 것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도 수학 단답형 주관식 22번 문항은 '준킬러문항(고난도 문항)' 수준에서 출제됐다.
출제 원칙에서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고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 그림, 지문 등 자료 활용을 통해 연계 체감도를 높인다"고 명시한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러한 출제 원칙은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어 영역 독서 3개 지문이 모두 EBS 교재 연계 지문이었고 수학 영역은 11번, 29번(기하) 등에서 EBS 연계 체감도가 높아진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수능에서 EBS 수능특강, 수능완성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 이해가 중요한 이유다.
수능 변별력도 여전히 중요하다. 수능 출제의 대원칙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은 대입 전형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 영어 절평 이후 국어 킬러문항 등장…수학은 EBS 연계율 70% 이후
킬러문항은 어쩌다 수능에 등장하게 됐을까.
국어는 2013학년도 수능 이전까지 독서 지문이 지나치게 어렵게 나오지는 않았다. 수준별(A·B형) 수능이 치러졌던 2014학년도 수능부터 독서 지문이 어렵게 출제됐고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뒤 2019학년도 수능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워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2018학년도 수능 이전까지 대체로 135점 안팎이었다. 다만 영어 절대평가 이후 2019학년도 수능부터는 2019학년도 수능 150점, 2022학년도 수능 149점 등으로 난도가 크게 상승한다. 독서 지문 킬러문항들도 이때부터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됐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그 정도가 다소 완화했다.
수학 역시 2010학년도 수능 이전에는 특별히 킬러문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실제 그런 문항이 출제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EBS 연계율이 70% 이상으로 오른 2011학년도 수능부터는 만점자가 속출하지 않도록 주관식 30번, 객관식 22번에 킬러문항을 배치하기 시작한다.
2014학년도 수준별 수능(A·B형)부터는 그 경향이 강화돼 30번 킬러문항, 29번 준킬러문항, 27~28번 중난도 문항 배치로 변별력을 줬다. 수학 가형(수학B형) 기준으로 만점자는 1% 이내, 1등급 커트라인은 92점 내외, 2등급 커트라인은 84점 내외인 경우가 많았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부터는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방지하기 위해 공통과목의 난이도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킬러문항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준킬러문항은 더 늘어나게 됐다.
◇ 국어, 선지·문학 난도 오를 수도…수학 22·30번 준킬러 출제 전망
올해 수능 난이도는 어떨까.
국어는 이번 6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과 난이도가 올해 평가원이 제시한 수능 출제 원칙에 맞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문항별 선지 난도는 다소 오를 수도 있다. 또 독서 지문 난도는 낮아지더라도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문학 지문은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2023학년도 수능, 독서 난이도는 2015~2018학년도 수능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은 통상 킬러문항이 배치되는 공통과목 22번, 선택과목 30번이 모두 준킬러문항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에 따라 보통 준킬러문항이 출제되는 공통과목 21번, 선택과목 29에 이어 연속으로 고난도 문항이 출제될 수 있는 것이다.
4점 문항이 배치되는 9~15번 중에서는 중난도 문항이 나오는 12번 문항부터 유의해야 한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12번 문항 풀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적정한 편이었다. 다만 공차의 개념과 교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3개인 점을 주목하지 않으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답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도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난도는 평이한 정도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은 8~10% 정도 수준을 예상할 수 있다.
탐구 영역은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최근 출제 경향에 따라 올해 6월 모의평가, 최근 2~3년간의 수능 출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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