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무릎 베고 듣던 이야기' 설화집으로 재탄생
뉴스1
2023.07.10 14:43
수정 : 2023.07.10 14:43기사원문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지렁이 요괴를 퇴치하기 위해 사람들이 수천 포의 소금을 호수에 던졌던 게 지금의 충주 염밭로다."
'예성글패'는 최근 설화집 '안녕 설화야'를 출간했다. 2022년 4월 평생학습관에 개설한 '충주 설화동화작가 양성 과정' 수강생 8명이 만든 동아리가 '예성글패'다.
이들은 장미산성, 장자늪, 꼬꼬바위 등 지역의 소재를 역사적 고증을 거쳐 그 시대의 환경이나 정서를 반영해 설화집을 만들었다.
장미산성 설화는 남성 중심의 옛 사회상을 보여 준다.
충주에 힘이 센 남매가 있었는데, 모두 장군감으로 통했다. 한 집안에 장군이 2명 나올 수 없다는 스님의 말에 어머니가 성 쌓기를 자녀들에게 제안했다. 아들 '장미'보다 딸 '보련'이 성을 더 빨리 쌓는 모습을 본 어머니는 떡을 지어 딸에게 먹고 하라며 시간을 끌었다.
그 결과 아들 '장미'가 이기자 딸 '보련'은 집에 3번 절을 하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노은면에는 보련산성이, 중앙탑면에는 장미산성이 있다.
중앙탑면 장천리 장자늪에도 슬픈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장자라는 부잣집 양반에게 속아 결혼한 여인이 시집와서 고생만 하다가 어느 날 시주하러 온 스님을 만났다. 그 모습을 본 장자가 스님에게 새똥을 뿌리고 목탁도 빼앗아 부셨다. 스님은 여인에게 3일 후 동구 밖으로 나오라는 말을 하고 사라진다. 3일 뒤 여인은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스님의 말을 듣고 언덕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집 쪽에서 천둥소리가 나 자기도 모르게 뒤돌아봤고, 집이 통째로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돌이 돼 버렸다는 전설이다. 그때 사라진 집이 있던 자리가 현재 장자늪이다.
'예성글패'는 현재 '안녕 설화야' 2편 발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책에는 부채고개, 대장간 쇠불이, 재오개, 김생 도깨비 제방 등 흥미로운 설화 7편을 싣는다.
구 회장은 "어릴 때 할아버지 무릎 베고 누워 듣던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설화집이 애향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성글패'는 지난 5월 열린 목계나루 페스타에서 '이야기 텐트'를 운영해 설화를 전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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