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서 또 가격 인하..경기부양 정책에 '경쟁' 지속

      2023.08.14 11:51   수정 : 2023.08.14 13:55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차량 가격을 또 내렸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자동차 소비가 중심이 된 데다, 테슬라까지 적극 나서면서 신에너지차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날부터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을 31만3900위안에서 29만9900위안(약 5489만7000만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 모델Y 퍼포먼스 가격은 36만3900위안에서 34만9900위안(약 6404만2000만원)으로 각 내린다. 모델3 후륜구동(RWS)의 경우 오는 9월30일까지 구매하면 제휴 보험사를 통해 8000위안의 한시적 보험 보조금을 지급한다.

앞서 테슬라는 홍콩 시장에서 모델3, 모델Y의 가격을 먼저 내렸다. 모델3 퍼포먼스의 경우 44만홍콩달러에서 38만8000홍콩달러로 12% 가까이 인하했다. 모델Y 롱레인지는 약 46만홍콩달러에서 40만6000홍콩달러로 11.7% 저렴하게 판매했다.
테슬라는 올해 4월 중순 모델3와 모델Y 판매가를 최대 14.7% 조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지난달 공개한 ‘2023년 2·4분기 회계 보고서’를 보면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한 249억27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기간 동안 테슬라는 전 세계에 46만6100여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다만 테슬라는 수차례 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총이익률은 18.19%로 시장 전망치인 18.8%를 밑돌았다. 또 2020년 이후 최저치라는 기록도 세웠다. 비교 대상인 1·4분기 총이익률은 19.3%, 지난해 같은 기간은 25%였다.

글로벌 신에너지차 가격 인하는 테슬라가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이래로 중국에서 여러 차례 가격을 내리며 신에너지차 가격경쟁을 촉발시켰다. 이는 전통 연료차 시장까지 번졌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선두에 나선 것은 중국 시장이 발전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지목된다.

펑파이신문은 “가격 인하의 본질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 질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중국은 13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8년 연속 세계 최대 신에너지차 시장이 됐지만 선진국에 비해 산업 집중도가 낮고, 100개 이상의 자동차 업체가 난립해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비야디(BYD), 상하이차 등 16개 자동차 업체는 지난달 6일 ‘2023 중국 자동차 포럼’에서 ‘자동차 산업의 공정한 시장질서 유지 서약서’에 서명했다. 여기엔 규약 준수, 마케팅 활동 표준화, 공정경쟁 질서 및 비정상적 가격으로 시장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교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틀 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성명을 내고 서약서의 ‘가격’ 부분의 경우 표현이 부적절하고 반독점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문구를 삭제했다. 그러면서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곧 테슬라가 추가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셈으로 평가된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 가격 인하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지난달 21일 ‘자동차 소비 촉진에 관한 몇 가지 조치’를 내놓으며 업계의 가격 인하를 부채질했다.

이미 중국 내에선 8월 들어 새로운 ‘자동차 가격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를 포함해 니오(중국명 웨이라이) 등 10개 업체가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매체 홍싱자본국은 자동차 산업 분석가를 인용, “현재 여러 곳에서 자동차 소비 촉진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8월에는 더 많은 판촉비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자동차 업체는 가격 인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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