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카메라에 담긴 尹대통령 어린시절.."아버지는 나의 제1멘토"
파이낸셜뉴스
2023.08.16 07:53
수정 : 2023.08.16 08:00기사원문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윤대통령에 "잘 자라줘서 고맙다" 작별인사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교수는 생전 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는 것을 즐겨했다.
가족들 향한 다정한 시선, 사진에 담겨
윤 대통령과 부친 윤 교수의 각별한 사이는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를 ‘제1 멘토’라고 꼽을 정도로 성장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지만, 윤 교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진짜 고향으로 여기며 ‘충남의 아들’을 자처해왔다. 유년 시절 경제학자를 꿈꿨던 윤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윤 교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별했던 부자지간.. 윤 대통령 가치관에 큰 영향
윤 대통령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으로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를 꼽은 것도 부친 영향이 컸다. 저명한 계량 통계학자였던 윤 교수가 서울법대 입학 기념으로 선물해 준 책이었다고 한다.
윤 교수는 월간 '사상계'에 실린 김지하 시인의 '오적'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읽어줄 정도로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교육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대학 졸업 후 신림동 고시촌이 아닌 윤 교수가 재직했던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 주로 사법시험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연세대 졸업식 축사에서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도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라며 "아름다운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엄하기로 소문난 아버지.. 아들 도착 20분 뒤 눈감아
윤 교수는 엄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고교 1학년 때 거구인 윤 교수에게 업어치기를 당하고 기절해 이튿날 등교하지 못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윤 대통령은 대선 전 한 방송에 출연해 “공부 안 하고 놀러 다닌다고 많이 혼났다”라며 “대학생 때 늦게까지 놀다가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원칙주의자’였던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이 2002년 검사 옷을 벗고 1년 동안 대형 로펌에 몸담았다가 다시 검찰로 복귀할 때 크게 반겼으며, “부정한 돈은 받지 말라”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자애로운 아버지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학교 시험 성적을 나쁘게 받으면 모친 최성자 여사에게 크게 혼날까 봐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더 관대했던 윤 교수 퇴근을 기다리며 집 밖을 서성였다고 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이화여대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끝낸 후 부친이 입원한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이 도착한 뒤 20분 뒤 윤 교수가 별세했다.
윤 교수는 의식이 있을 당시 윤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잘 자라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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