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계정 삽니다"… 신분사칭 악용에 얼룩진 ‘직딩 앱’
파이낸셜뉴스
2023.08.24 18:16
수정 : 2023.08.24 18:16기사원문
중고거래 플랫폼서 계정 거래 성행
1개 5만원, 의사 계정은 200만원
칼부림 예고글도 경찰 사칭 밝혀져
신분 속이고 이성 접근에 많이 쓰여
이미 온라인 사이트에서 계정이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어 이 회사원 역시 돈을 주고 혜당 계정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 장터에서 ID거래 성행
블라인드 계정 거래는 중고 거래 플랫폼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다. 이날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블라인드 계정이 1개당 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톡 익명 오픈채팅방에서도 블라인드 계정을 판매한다는 채팅방이 올라오기도 했다.
익명 기반 플랫폼인 블라인드는 현직자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이 지인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계정을 구매해 블라인드 게시판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올해 초 블라인드 의사 계정을 20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성과 만남 등에 주로 쓰여
이렇게 구입한 계정은 주로 '이성과의 만남'에 쓰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애나 결혼에 있어 선호도가 높은 직업을 가진 것처럼 속이고 이성에게 접근하는 수단으로 블라인드 계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찰을 사칭한 A씨 역시 범행 전 '누드사진 찍어보고 싶은 훈남 경찰관이다' '친구비 월 20만원 줄 테니 만나서 놀자' 등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성과의 만남에 쓰였지만 조건 만남 등 범죄 수단에도 쓰였다.
현행법상 계정 판매와 구매는 불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타인의 동의하에 아이디를 이용했더라도 접속 권한 부여는 해당 플랫폼에 있기 때문에 법 적용이 가능하다. 아이디 제공자도 형법상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블라인드 측은 계정 거래 등 비정상적인 이용 방식에 대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인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비정상 이용자에 대해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거래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으로 거래 글을 삭제하는 등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A씨는 구속심사에 출석하기 전 글을 작성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면서도, 실제로 흉기 난동을 계획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