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다 원태인" 3년 연속 150이닝 + WBC + AG + APBC... 그의 2023년은 최고였다

      2023.11.19 14:15   수정 : 2023.11.19 1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수고했다. 원태인”

이런말을 들어도 손색이 없다.

적어도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 중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낸 선수를 단 1명만 꼽는다면 단연 원태인이 꼽힐지도 모르겠다.

KBO리그 정규시즌이 개막하기 전인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고, 시즌 도중인 10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왔다.

정규시즌에서 150이닝을 던지며 에이스 노릇을 했고, 쉴 틈도 없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만큼 그는 쉼없이 계속 달렸다.
3개 대회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원태인과 야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최지훈(SSG 랜더스)뿐이다.



강행군이었지만, 원태인은 계속 성장했다. 일생에 한 번 밟기도 어려운 국제대회를 연달아 치르며 빠르게 성장할 기회이기도 했다. WBC에서 3경기 4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던 원태인은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0이닝 무실점으로 반등했고 이번 APBC에서는 대만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확실한 마무리를 했다. 비록 홈런 1방이 아쉬웠지만, 옥의 티도 되지 못했다.

원태인은 11월 1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대만과의 예선 최종전에서 5이닝 84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6-1 승리와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한국 투수가 올해 APBC에서 선발승을 챙긴 것은 원태인이 처음이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호주전에서 1-2로 뒤진 6회 2사에 강판했고, 일본전 선발 이의리(KIA 타이거즈)는 6이닝 2실점으로 아쉽게 패전투수가 되었다.



이날 원태인은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서 위기관리 능력까지 뽐내며 6-1 리드를 대표팀에 안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0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금빛 역투를 펼쳤던 원태인은 자신의 국제무대 경쟁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1회초 공 10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원태인은 2회 선두타자 류지훙에게 펜스 직격 좌월 2루타를 내줬다. 2사 후에는 호주전에서 연장 만루포를 작렬했던 린징카이에게 파울 홈런 타구를 맞는 등 위태로운 분위기가 이어졌으나 특유의 체인지업과 절묘한 제구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3회에는 1루수 노시환의 수비 실책으로 1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궈덴신과 주즈정을 차례로 뜬공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원태인의 유일한 실점은 4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전제셴을 13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뜬공으로 잘 잡았으나 4번 타자 류지훙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좌월 솔로포가 됐다.

후속 타자 웨정화도 초구 체인지업을 노려 쳐 우전 2루타를 때리면서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위기였다. 원태인은 5회 헛스윙 삼진 2개와 뜬공 1개를 묶어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서, 김영규(NC 다이노스)에게 공을 넘겼다.





경기를 마친 원태인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고 결승으로 가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WBC와 아시안게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태인은 올 시즌 많은 것을 얻었다. 도쿄올림픽부터 WBC, AG, APBC까지 대부분의 국제대회를 경험하며 이제 국제대회가 어색하지 않은 투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병역 혜택도 함께 얻어냈다.

무엇보다 소속팀 삼성에서는 5년 연속 100이닝 이상, 3년연속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 사실상 최근 5년간 삼성에 입단한 선수중 A급으로 올라섰다고 할만한 투수는 원태인 뿐이다.
그만큼 원태인은 삼성으로서는 소중한 존재다.

원태인은 "2023 시즌 힘들었지만 행복했다"라고 회고했다.
그의 말대로 2023년을 원태인은 결코 잊지 못할 듯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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