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되고 싶은 이유요? 돈 많이 벌잖아요"

파이낸셜뉴스       2023.12.02 08:00   수정 : 2023.12.02 08:00기사원문
직업능력연구원 진료교육현황조사
18년엔 "봉사", 22년에 "돈" 응답 늘어





[파이낸셜뉴스] 초·중학생들이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전까지는 '좋아하는 일이어서'를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로 꼽았지만 답변이 바뀐 것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학생의 직업가치 변화: 의사와 법률전문가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2018년과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현황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4년 사이 학생들의 희망직업 선택 이유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의사'를 희망 직업으로 선택한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초·중학생 사이에서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로 2018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2.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21.5%), '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서'(20.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22년에는 30.1%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를 꼽으며 1위를 차지했다.

중학생의 경우 2018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5.7%)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19.7%) 등 순이었다. 그러나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29.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법률전문가 역시 직업 선택 이유에 변화가 있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법률전문가를 희망하는 이유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26.9%에서 20.7%로 줄어든 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는 9.8%에서 18.7%로 높아졌다.

중학생은 2018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는 응답률 27.8%로 가장 높았지만 2022년에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32.2%)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과 2022년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를 비교한 결과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를 가장 큰 이유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렇게 응답한 학생 비율은 4년 사이 초·중·고교 모두 5%포인트 안팎으로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높아졌다.

초등학생의 경우 2018년 4.4%에서 2022년 15.5%로 11.1%포인트 뛰었고, 중학생은 5.8%에서 8.9%로, 고등학생은 6.5%에서 9.0%로 각각 3.1%포인트와 2.5%포인트 높아졌다.


'나의 발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 비율은 비슷하거나 낮게 나타났다.

정지은 직능연 연구위원은 "최근 직업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느는 반면 창의적 도전과 발전 가능성을 추구하는 경향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가치를 경험하고 창의적 사고를 펼칠 기회, 사회적 기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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