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흉기들고 침입한 20대, '검사' 의자만 난도질했다
파이낸셜뉴스
2023.12.28 07:40
수정 : 2023.12.28 16:01기사원문
서울중앙지검 모의법정 의자 흉기로 찔러
마약혐의 조사 받은 것에 불만 품고 범행
[파이낸셜뉴스] 과거 마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것에 불만을 품고 심야에 검찰청사에 침입해 의자를 난도질한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이중민 부장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7)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21일 0시30분께 청사에 침입한 A씨는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해 지하 2층 모의법정으로 향했다.
A씨는 자물쇠를 발로 차 부수고 모의법정 내부로 들어간 뒤 '검사'라고 쓰여있는 검은색 가죽 의자를 발견하고는 흉기로 수회 찔러 찢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서울중앙지검에서 마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것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을 소지해 청사에 침입한 뒤 공용 물건을 손괴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과거에도 특수공무방해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청구한 치료감호는 기각하는 대신 보호관찰과 이 기간에 정신질환 치료를 받을 것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직후 폐쇄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성실히 치료받고 있다는 점에서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되지 않더라도 재범의 위험성을 상당한 정도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정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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