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거리지 마"…아프리카TV 경쟁 자신하는 이유

뉴시스       2024.02.15 17:56   수정 : 2024.02.16 10:54기사원문
"우린 점유율 1위 플랫폼, '치지직' 경쟁서 유리한 점 더 많다" 트위치 스트리머 3000여명 이적…충성 유저 유입 "구독률 18%" 국내 넘어 글로벌 확장…AI 번역 도입, 'BJ' '별풍선' 명칭 변경

아프리카TV가 2023년 2분기 매출 867억 원을 기록한 배경에 별풍선 매출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 아프리카BJ 김시원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아프리카TV가 네이버 '치지직'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했다.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에서 스트리머와 충성 유저를 적극 유치해 국내 1위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입지를 더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글로벌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명과 브랜드명을 '숲(SOOP)'으로 바꾼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15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산업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시장 경쟁 구도에 큰 지각 변동이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프리카TV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 그 자리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찬용 대표는 "(우리가 네이버 치지직과의) 경쟁적인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콘텐츠형 광고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1위인 아프리카TV가 협상력에 있어서 당연히 우위를 가질 것이다. 그 기회를 한번 잘 뚫어보려고 한다"고 자신했다.

◆트위치 스트리머 3000여명 이적…충성 유저 유입 "구독율 18%"

아프리카TV는 트위치의 국내 시장 철수에 따른 반사 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TV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트위치가 국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지난해 12월 6일부터 1월 31일까지 아프리카TV에 유입된 트위치 스트리머는 30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트위치 스트리머는 적어도 1시간 이상 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지연 아프리카TV 이사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하는 대형 스트리머들이 있어서 그 이후가 더 기대된다"면서 "지금까지 트위치 스트리머 3000여명이 아프리카TV에서 받은 별풍선도 꽤 많았다. 이는 트위치 스트리머가 플랫폼을 넘어와서 잘 안착하고, 트위처 유저와 아프리카 유저가 같이 융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트위치 스트리머의 이적은 계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침착맨'은 17일 오후 아프리카TV·유튜브·치지직·트위치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침착맨 원본 박물관 채널 캡처) 2023.0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기간 동안 트위치 아이디로 아프리카TV에 로그인한 유저의 구독 비율 18%, 별풍선 결제비율은 8%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지연 이사는 "기존 아프리카TV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트위치 유저들이 아프리카TV 방송에서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한 비율도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정찬용 대표는 "트위치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들어온 유저들의 별풍선 선물 지급율이나 구매율, 구독률은 현재 아프리카 TV 전체 비율보다 높다. 확실히 로열티(충성도)가 강한 유저들이 많이 왔다고 해석하고 있다. 전체적인 트래픽 변화도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찬용 대표는 "ARPPU(결제 유저당 평균 매출)는 트위치가 아프리카TV에 못 미친다. ARPPU가 희석될 여지가 있는데, 이는 저희가 바라는 PUPU(구매 유저)는 올라가고, ARPPU는 떨어지는 그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별풍선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건강하게 갈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국 전초기지로 글로벌 확장…'BJ' '별풍선' 명칭 변경

아프리카TV는 글로벌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사명과 브랜드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한다. 기존의 아프리카TV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글로벌 버전 '숲'과 국내 버전 '숲'으로 분리하고, 5월에는 '숲'의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찬용 대표는 "글로벌 전초기지인 태국을 중심으로 탤런트(스트리머) 영입과 기능 개선을 병렬적으로 진행하며 정식 서비스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초기 정착을 위해 게이머 커뮤니티를 효과적으로 직접 타겟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중심으로 숲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갈 예정이며, 이후 K-콘텐츠 등으로 점진적으로 콘텐츠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프리카TV는 자사 숏폼 서비스인 ‘캐치(Catch)’에 콘텐츠를 하나로 모아 볼 수 있는 기능인 ‘캐치 스토리’를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아프리카TV) *재판매 및 DB 금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점으로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e스포츠 리그 활성화도 추진한다.

정 대표는 "태국에서 동남아시아 리그나 각종 e스포츠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라이엇게임즈와는 글로벌 콘텐츠 제작 관련해 이미 계약된 것도 있고 앞으로 될 것도 많이 있다"며 "한국에서 우리가 e스포츠로 해왔던 것들을 자산으로 생각해 글로벌에서도 구단과의 협력, 자체 리그 제작 등을 활성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플랫폼에 도입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김지연 이사는 "글로벌 동시 송출 부분 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게 번역 서비스다. 자막이나 음성으로 동시 통역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이미 연구 개발 중에 있다. 필요하다면 투자도 진행할 생각"이라며 "지금 글로벌 숲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빠른 속도로 연구하고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서비스에 발 맞춰 개인 방송진행자를 지칭하는 'BJ'라는 용어를 스트리머로 통합하고, '별풍선'이라는 명칭 변경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찬용 대표는 "저희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 광고 매출이 별풍선보다 높아지고, 글로벌 숲이 한국 숲보다 더 많은 유저를 가지는 걸 지향한다. 글로벌 확장성을 생각했을 때, 아프리카TV가 숲으로 바뀌는 3분기에는 현재 BJ라는 용어가 변경될 것이다. BJ를 별칭으로 따로 쓸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는 스트리머라는 표현을 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아프리카TV가 15일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정찬용 대표(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아프리카TV 플랫폼에서 실적발표를 진행했다.
"별풍선의 다른 이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정찬용 대표는 '씨앗·벌목' 등 숲과 관련된 명칭 변경 아이디어에 대해선 "다른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생소할 수도 있지만, 유저들과 소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올해 광고 매출 1000억 달성 자신

한편 지난해 아프리카TV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3476억 원, 영업이익은 90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특히 지난해 별풍선·구독 등 플랫폼 매출과 광고 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연간 플랫폼 매출은 25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고, 광고 매출은 8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김지연 이사는 "대형 광고주 이탈에도 지난해 광고 매출 목표를 달성했다"며 "특히 긍정적인 부분은 비게임 광고 매출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에도 비게임 광고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늘 타깃으로 했던 1000억 원의 광고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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