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넣고 1만원 벌었네"… 공모주 청약전쟁 뒤 주가 비실
파이낸셜뉴스
2024.03.10 18:20
수정 : 2024.03.10 18:20기사원문
공모가 대부분 희망밴드 넘고
비례배정 경쟁률 수천대 1
상장 첫날 고점 찍고 내리막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8일 26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여전히 공모가(25만원)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상장 첫날의 고점(46만7500원)과 비교하면 43.9% 떨어진 것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17% 가까이 하락했는데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공모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말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DS단석도 비례배정으로 1주를 받으려면 9100만~1억180만원의 청약증거금을 넣어야 했다. 균등배정 확률은 21%에 그쳤다. DS단석은 상장 당일 따따블(40만원)을 달성했지만 현 주가는 16만6800원까지 하락했다.
공모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 종목들 역시 수천만원의 증거금을 넣어야 했다. 지난달 상장한 코셈은 비례배정에서 경쟁률이 무려 5036.8대 1에 달했다. 1주를 받기 위해서는 4000만원의 청약증거금이 필요했다. 균등배정 확률은 18%였다.
이달 7일 상장한 케이엔알시스템의 비례배정 경쟁률은 4553대 1을 기록했고, 1주를 받으려면 2300만원의 청약증거금을 걸어야 했다.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일반청약 경쟁률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2월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1775대1 로, 최근 7년 평균(874대1) 대비 2배에 이를 만큼 높았다. 확정 공모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청약증거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우진엔텍을 시작으로 케이엔알시스템까지 올해 신규상장한 11개 종목의 공모가가 모두 희망 밴드를 넘었다.
업계에서는 상장 당일의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관과 개인의 투자심리가 청약증거금과 실제 주가 간의 간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6월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후 기관 간의 수요예측 경쟁이 격화돼 공모가가 점점 비싸지고, 그 부담은 전부 개인이 떠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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