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35%' 역대 최저인데… 목동13단지 잡은 신탁사
파이낸셜뉴스
2024.03.20 18:28
수정 : 2024.03.20 18:28기사원문
대신자산신탁 단독 참여 '술렁'
'수수료 0.65%' 목동5 보다 낮아
업계 "저가 출혈경쟁 부추긴 꼴"
대신신탁 "분양 매출 무시 못 해"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13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가 최근 마감한 예비신탁사(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에 대신자산신탁 한곳이 참여했다. 13단지 재준위는 입찰에서 신탁 수수료율로 역대 최저치인 0.35%를 제시했다.
관련 법을 보면 시공사 입찰은 2곳 이상 참여해야 한다. 다만,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법에서 정한 별도의 절차 및 규정은 없다. 1곳의 업체만 참여해도 우선협상대상자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재준위는 조합원 투표 등을 거쳐 입찰에 응한 대신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 여부를 가리게 된다.
A사 관계자는 "대신자산신탁은 지난 2019년에 만들어진 신생업체"라며 "이번에 목동 13단지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신탁사는 일반분양 매출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한때 수수료율은 3%대 중반에 달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1~2%대로 떨어졌다. 양천구 목동 등 노른자 단지의 경우 1% 미만이다. 목동의 경우 수수료율이 평균 0.8~0.9%대로 알려졌다. 하나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한 목동 5단지의 경우 수수료율이 0.65%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역대 최저 수수료율을 제시한 목동 13단지 입찰에 신탁사가 참여하면서 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표준계약서 도입 등으로 신탁사의 책임과 의무는 더 강해졌다"며 "무조건 낮은 수수료로는 사업을 제대로 관리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C사 관계자는 "자율경쟁이지만 턱없이 낮은 수수료로 인해 신탁방식 정비사업 생태계마저 흔들릴 수도 있다"며 "결국 출혈경쟁은 조합원과 신탁사 모두에 손해가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D사 관계자는 "여러 조합에서 경쟁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출 것이 뻔하다"며 "업계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이에 대해 "0.35% 수수료율이 작아 보여도 (수수료가)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절대 금액은 만만치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부터 본격 시행된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신탁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4건을 수주했다. 수주금액(신탁 보수액 기준)은 23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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