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CEO 만난 이복현 "기업에 장기 성장전략 제시해야"

      2024.04.18 10:00   수정 : 2024.04.18 18:12기사원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률은 30%가량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의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계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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