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상층 탄도미사일 요격 'SM-3 도입' 이지스함에 방패 강화한다

      2024.04.26 14:29   수정 : 2024.04.26 14: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우리 해군이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해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유도탄으로 SM-3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선 이 같은 내용의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이 심의·의결됐다.

■차세대 이지스함 탑재 'SM-3 도입'에 1조5700억원 투입

이 사업은 차세대 이지스함(KDX-Ⅲ 배치(유형)-Ⅱ)에 탑재할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을 국외구매(FMS)로 확보하는 것으로 2025~2030년에 걸쳐 총 8039억여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날 함께 심의·의결된 장거리공대공유도탄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장착할 장거리공대공유도탄을 국내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사업기간은 2025~2038년, 총 사업비는 약 1조5700억원이다.

이 사업을 통해 해상에서 발사하는 탄도탄 요격유도탄을 확보함으로써, 적 탄도탄 위협에 대해 중간단계에서 실효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방사청은 보고 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만든 SM-3의 사거리는 700여㎞로, 고도 500여㎞에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레이시온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개발한 SM-3 블록2A의 경우 사거리는 최대 2500㎞로 요격 고도는 1000㎞로 알려져 있다.

■'장거리공대공유도탄' 국내개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와 최신 호위함 '울산급 배치-Ⅳ'도 건조

방사청은 KF-21 '보라매'에 장착할 장거리공대공유도탄 사업을 통해 KF-21의 작전 수행능력과 생존성이 확보되고, 국내개발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원을 확보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유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장거리공대공유도탄의 개발이 완료되면 먼저 KF-21에 장착되는 유럽에서 만들어진 '미티어' 공대공미사일과 함께 운용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국산 공대공유도탄을 KF-21 기본무장으로 장착하면 KF-21의 수출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사청은 "장거리공대공유도탄 및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사업은 향후 사업타당성조사를 통해 사업추진계획의 적절성을 확인하고 관련기관과 세부방안을 검토한 후 사업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방추위에선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사업추진기본전략 수정(안) 및 체계개발기본계획 수정(안), 울산급 배치-Ⅳ 함 건조 계획(안)도 심의·의결됐다.

2021년에 시작된 이 사업은 2036년까지 진행되며, 총 사업비는 약 8957억 원이다. 이 사업을 통해 적의 위협으로부터 함정의 생존능력과 작전지속능력을 증가시켜 우리 해군의 전력운용에 기여할 것으로 방사청은 전망하고 있다.

CIWS-II 사업은 대공·대함 위협으로부터 함정의 최종단계 방어능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번 수정(안)을 통해선 함포체계 등 CIWS 핵심구성품에 대한 국산화 계획과 물량확보 계획 변경 등을 반영해 사업기간과 물량을 조정하고, 드론 위협 증가 등 최근 전쟁 양상 변화를 고려한 CIWS의 진화적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울산급 배치-Ⅳ 사업은 노후한 초계함, 호위함 등 경비함정을 대체하기 위해 최신 호위함을 건조하는 것으로, 이 사업이 종료되면 울산급 배치-Ⅰ부터 배치-Ⅳ까지의 신형 호위함 확보가 마무리된다. 사업기간은 2023~32년, 총 사업비는 약 3조2525억원이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확보된 호위함은 적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바다를 지키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 다층방어 체계 구축으로 북핵·미사일과 한·미·일 공조수준 시너지 창출 가능

지난 2019년 도입이 유력했던 SM-3 블록1B는 최대사거리는 약 900㎞, 최대 요격고도는 약 500㎞ 정도로 ‘지나친 고사양’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SM-3 도입이 결정된 것은 북한 후방기지(영저동기지) 등에 배치된 탄도 미사일이 고각발사로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 미국산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이나 국산 천궁-2 미사일로는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전문가 일각에선 한국은 하층방어 기반 요격방식에 머물러 있고, 주한 미군에 배치된 사드도 요격고도가 40-150km라는 점에서 상층방어는 공백 상황으로 다층방어의 충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표적인 이지스함 탑재 요격미사일엔 SM-3와 SM-6가 있다. SM-3는 상층방어가 가능한 요격전용 미사일이지만 SM-6 미사일은 대함·대공 등 다용도이기에 탄도탄 방어에 특화된 요격미사일로 분류되긴 힘들다는 얘기다.

한국 해군은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함을 2007년에 전력화했다.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을 최대 1000㎞ 밖에서 탐지할 수 있어 북한 미사일 발사 때마다 감시와 탐지에 활약했지만, 탄도미사일 탐지능력만 있을 뿐 정작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탑재돼 있지 않아 사실상 해상탐지작전만 수행 가능하다는 비판과 우려를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독자적 방어능력과 연합방어 능력을 동시에 제고시키기 위해서 다층방어 체계로 가면서 중층 및 상층방어도 가능한 요격미사일을 갖추면 북핵·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공조수준을 한층 높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M-3 도입은 MD 체계 편입이라는 식으로 매도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며 "대미 레버리지를 높이고 나아가 한미동맹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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