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외이사의 역할과 과제
파이낸셜뉴스
2024.05.15 20:03
수정 : 2024.05.16 08:48기사원문
돌이켜 보면 여성 사외이사가 확대된 결정적인 계기는 여성 이사 1인 의무화제도를 도입한 자본시장법 개정이다. 이 제도는 2022년 8월부터 시행되었는데, 이 법이 발효되고 난 후 여성 사외이사는 크게 확대되었다. 통계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체 상장기업 대상 여성 이사 비율은 2019년 4.38%에서 2023년 5.68%로 제자리에 머문 반면 법 적용대상인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3.16%에서 15.36%로 많이 증가했다. 나아가 최근 국민연금에서도 자본시장법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이 발표되었다. 이사회 성별 다양성을 위반한 회사에 대해 '이사 후보 추천 권한이 있는 이사회 내 위원회의 위원장'이 차기 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반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지침은 내년 3월 이후 주주총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렇게 여성 이사 확대를 담보한 정책이 나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다양성 확대가 중요한 시대적 요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사회의 인적 다양성이 혁신과 평판을 바탕으로 기업 성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가 있다. 다양성에 대한 효과는 이사회나 회사의 인재경영뿐만이 아니라 이미 여러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지난해 모 언론기관에서 주최한 여성 리더스 포럼에 참여한 적이 있다. 마침 주제는 다양성이었다. 시사토론으로 유명한 방송인 김현정 CBS PD가 좌장이었는데, 그녀의 발언이 인상적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는 프로그램 제작회의를 할 때 다양한 구성원이 모였는지 본다고 했다. "엘리트들로만 모여서 한다고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할 때 다양한 관점과 경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도움이 되고 더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요"라고 말했다. 아마도 그 조직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복실 국가경영연구원 부원장 前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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